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심조원 지음 / 곰곰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 봉사를 하러 가보면 대부분 여성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시간이 남아서, 아이를 위해서.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여성들이 그곳에 모였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곳으로 모인 에너지를 모든 감각을 통해 느낀다. 미용실에서 찜질방에서 수영장에서... 모일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여성들은 연대를 질기게 이어간다. 왜 그 시간에 집을 나와 삼삼오오 모이게 되었는지 #우렁이각시는당신이아는그런이야기가아니다 이 책은 긴 제목만큼이나 요목조목 구구절절 들려준다. 그 중심에 극을 이끌다 못해 쥐고 있는 여성 중심 재해석은 이제까지 여자이기 때문에 숨겨와야 했던 정의감에 불을 지핀다.

삶에 있어서 도발은 극적인 형태로만 구현되지 않는다. 되려 스미듯 조금씩, 축적해두었다가 임하듯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꽤 오래전 발화된 젠더라는 화두가 왜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여전히 뜨거운지 생각해볼 일이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여성들은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인생에 울화통을 삭히지 못해서 자다가도 벌떡 벌떡 깨어서 화를 삭히는 갱년기 이후 여성들에게, 오늘도 시댁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에 열불난 그녀들에게 - 우리는 우렁각시 행세를 하고자 태어나지 않았으니 그곳에서 벗어나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시대 였고 이제와서 어쩔 수 없다고, 다 그렇게 살았다는 말로 그녀들에 한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작가는 고쳐 읽는 고전을 통해 여성 삶에 세겨진 서글픔을 위로한다. 더불어 작가님에 거대한 필력에 매료되는 것은 기본으로 가져가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곰곰 #곰곰출판사 #호수네책 #책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