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나방은 더럽다고 버리고, 노란 꽃이랑 노란 나비 끼리 노는게 화났어. 나방은 예뻐지고 싶은데 꽃들이 그렇게 하면 예뻐질줄 아냐고 놀리는게 분했어. 꼭 내가 나방이 되어서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 나는 그런 상황을 겪으면 놀리지 말라고 할거야. 진짜 나빠. 나비도 꽃들도! 그래도 결국 나비와 나방은 노래하다가 다시 친해졌어.“ 아이의 책 소개는 늘 명료해서 좋다. 분노에 가득차서 씩씩대는 솔직한 표현에서 한번쯤은 놀림에 대상이 되어 보았던 것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렇게 행하지 않았을 것도 예단할 수 없기에 통째로 너의 몫이라 해둔다. #아름다운나방 은 나비와 비슷한듯 다른 나방이 겪는 버림와 놀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생각해보면 다르고 특별한 것을 소재삼아 놀리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허용된 노골적인 방법이다. 체면이 중요해져버린 어른들은 뒤에서 교묘하게 쑥덕댄다. 아이들에 놀림엔 배움과 선처에 여지가 있지만 어른들은 어떨까? 내 상식과 너의 상식은 애시당초 접근부터 다를 수 있다는 것 조차 납득이 어려워 헐뜯고 싶을 때에 읽는 쓰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하등 쓸모없는 감정이라지만 옹졸하게도 미워하는 마음에 싹이 트면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이 안되기 때문이다. 같은 편인줄 알았는데 한순간 등을 돌려버리는 변덕스러운 인간관계에 전반을 내포한 이 책이 쓰라린 이유는 의도적으로 냉랭하게 변해버리는 사람들에 차디찬 마음에 농락 당해본 적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본 적도 있기 때문이다. 내 치부를 들켜버렸을 때 뜨끔함을 이렇게 글로 풀어 고해성사하고 나니 책을 읽고 얹혀 있던 내 마음이 조금 후련해진다. 이 책은 정말 타인에게 의도적으로 냉소적으로 굴었던 적이 없는지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무리에 탈락되어 본 아픔이 있었거나 도태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속여보았던 사람들에게 자유와 위로를 전한다. “바라는 마음을 놓으면 아프지 않아.”라고... 관계 속에서 여러번에 고비를 겪어냈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소리산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아름다운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