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아빠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제성은 지음, 김은정 그림 / 킨더랜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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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동안 내 심장을 맴돌며 진동을 일으키는 강의 대목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지나치게 자신을 특별하게 여겨요. 부모들은 매일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그것을 보여주지요. 사진을 찍기위해 예쁜 옷을 입히고 포즈를 요구해요. 그리고 환호합니다. 저는 그런 현상이 좋게만은 느껴지지 않아요.” 연사님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세세히 알려주시진 않았지만 나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돋보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칫 특권의식에 빠지기 쉬울뿐 아니라 빛이 닿지 않는 들여다보지 못한다. 호의는 자연스럽게 받고, 반대로 배려에는 인색해진다. 감사를 느껴야 하는 상황에도 감사하지 않게 된다.

10하고 몇년전쯤 부터 미디어를 통해 아빠의 육아분담이 조명되면서 아빠 육아에 붐을 일어났다. 아빠들은 슈퍼맨이 되지 않을 수 없었고 평등한 가사분배에 대한 의식이 피어났다. 모든 현상에는 양면이 있는 것처럼 긍정적인 변화에도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출연자들이 보통 사람의 표본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프로그램 내 이상적인 육아 상황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그것의 반증이 사유리씨 같은 원더우먼 섭외배경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이런 현상이 일상 속 소외로 이어지고 기민한 아이들에게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게 되는 시발점이 된다. 부모인 나부터 다양성의 범주를 내 아이에게만 한정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민족, 인종, 가족형태의 가지가 풍성하지 않은 편에 속하기에 소수일 수 밖에 없는 타인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이타적 마음을 의식적으로 열어두어야 한다.

랜선아빠는 랜선에서 찾은 상담자이다. 아빠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부모에게 말 못할 고민을 토로할 수 있는 긴밀하고 따듯한 어른이다. 그는 동정이 아니라 동행자로써 다정한 조언을 건낸다. 내 아이처럼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뻥 섞인 다짐보다도 언제든 두리번 거리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의 어른들이 많아지길, 그리도 나 또한 그렇길 바래보는 책을 만났다 #랜선아빠 #킨더랜드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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