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을 함께 담그지 않을 것, 눈물이란 분비물에 속지 않을 것, 상황을 몰아가지 않을 것. 앞 세가지를 제외한 온전한 슬픔에 잠식되었던 마지막 순간이 언제였는지 한발자국씩 더더 과거로의 문을 두드려본다. 현재진행형 사랑의 대상을 만질수 없다는 것을 직시 하였을 때 나는 그 속에 모든 감정을 차치한 채 내도록 슬프기만 했었다.
하지만 인생의 비극은 이별을 마주한 사람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되려 비극은 군중 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 시발점에 늘 <탓>이 존재한다. 인간은 모름지기 무슨 탓이라도 찾아 자신을 지키려 하는 존재이다. 반면에 그 탓의 화살이 어느 방향을 향하느냐에 따라 연민, 죄책감, 괴로움 등의 형언되지 않는 감정을 느끼고 그 속에서 비극의 역사가 시작된다. 그렇다면 그 비극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극 속에 허우적 대는 사람 곁에서 함께 얼토당토 않게 유영하는 것. 그 선의의 관계야 말로 구원의 손길이라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상에 다리가 3개면 어떻게든 안정적이나 다리4개는 1개만 짧아도 쓰러진다(유퀴즈 인용!) 소수는 짝수보다 단단한 안정감으로 서로를 지탱하는 끈끈함을 가졌다. 나도 이 책을 연거푸 세번을 반복해 읽으며 어리둥절하지만 알은척 하며 지나친 소수에 대해 말하는 지점을 왜 이 책의 뒷면지에 담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고 다른 독자들과도 그 번쩍임을 함께 나누고 싶다 #문학동네 #호수네책 #책이야기 #얼토당토않고불가해한슬픔에관한1831일의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