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달 작가님의 잔잔하고 포근한 위로에 익숙해져 버린 나는 아직도 이 책을 어떻게 느끼는 것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책을 읽고 또 읽어도 감당이 안될만큼 떠밀려오는 통증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 맞는지 의심도 해본다. 그리고 작가님께 왜 몇년의 시간을 공들여 이 책을 내고자 하셨던건지 묻고 싶었다. 소용돌이 치는 괴로움에 내가 이 책을 서평할 자격이 있나 싶은 생각을 부여안고 여러밤이 지났다. <눈,물>에서는 요즘 세상에 흔히 만날 수 없는 한 여성의 며칠을 만난다. 사회문제, 약자 혹은 소외계층이라는 말을 만들어 다른 그룹으로 분류해놓은 누군가의 이야기. 외면을 하기도, 동정 비슷하게 바라보기도 했을 그 얼어붙은 내 마음과 시선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프다는 말로는 맺음 되지 않는 감정의 끝에 와있었다. "요즘 세상에 못입고 못먹고 그러는 사람들 뭐 어디 있나?" 하는 문장에서 '요즘 세상에' 가 내게 와 얹혀 꼭꼭 씹어 소화시키는 와중에 요즘 세상 속 미처 닿지 않는 곳에 실제하고 있을 이야기를 마주해버렸다.한쪽에선 버리는 것과 함께 지켜내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쪽에선 취하고 득한것을 쉬이 버리는 것이 별일이 아닌. 풍요와 빈곤의 간극이 너무도 멀어져 경계조차 허물어져버린 것 같은 시대에도 살아 숨쉬는 모든 것에 대한 존귀함을 알아차린다면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를 향해 한꼬집만이라도 사랑을 내어보자고 관계맺지 않은 존재에게도 내 안에 온기를 보내볼 용기를 가져보자. 고맙습니다 #눈물 #창비 #그래픽노블 #안녕달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