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내게 이따금씩 호수가 없었으면 어쩔뻔했냐고 묻는다. 그럼 그때가 가장 행복한 줄 알고 살았겠지!라고 답한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래형 행복을 짐작할 만큼 불행하지 않았던 까닭도 있지만 근간에 내재된 모성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 내가 어미가 되었으니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는 것을 수행하는 것으로 양육자의 책무를 다했으며 그것을 부모 됨과 동일시했던 나는 무지렁이였고 무지함에서 비롯된 위선과 교만함을 털어내는 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니 호수와 나, 서로는 길들여질 수 없었고 그 반증으로는 나와의 시간과 비례하는 아빠에 대한 의지와 믿음이었다. 풀어서 말하면 나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낼수록 아빠와의 보내는 짧은 시간을 더 기대했고 갈구했다. 아이에게 물질과 시간을 내어주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엄마의 자격이 아님을 미리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나는 그것을 과정을 지나온 것이 지금의 우리 모녀의 농밀한 교감에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관계의 정의를 내리는 것보다 마음의 끈을 엮어가는 매 순간이 완성형 가족으로 향하는 길임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책을 만났다 #나의콜레트 #시공주니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