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라디오의 끝은 라디오천국이었다. 한동안은 빠져나오질 못하고 다시듣기를 오래했다. 김성원 작가님의 새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그녀가 말했다> 라는 책이 나왔었던 그 시절 속으로 나는 보냈다. 무려 10년전이다. 라디오천국 마지막 방송을 들으며 펑펑 울던 그 시점부터 묘하게도 에세이를 거의 읽지 않았다. 남의 삶을 듣고 내 삶을 투영하고 위로 받는 것이, 은근한 힐링이었던 내게-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산문을 읽는 것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내 일상이 신나서 인지 혹은 평범해서 인지, 에세이를 읽으며 타인의 속을 엿보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그렇게 강산 하나를 넘어 마주한 #넘어져도상처만남진않았다 는 내 마음에 깊숙히 와서 닿았다. 지금보다 젊었을때는 회사를 다녀보지 않아서, 결혼을 안해봐서, 출산을 안해봐서, 아이가 하나라서, 아직 젊어서, '경험해보지 않아서' 라 식의 말들이 거슬렸다. 그런데 맞다. 가보지 않은 길을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별것도 아닌 상처를 더더 깊이 후벼파던 나도 이제는 상처를 내버려두는 방법을 알게 된걸 보면 가본 길들이 모여 하나의 경험치 지도를 만들며 깊어진 탓인가보다.⠀내가 파도를 타고 있을동안은 함께 동굴을 팠을지도 모르는 타인의 삶과 마음일지 모르겠다. 헌데 그저 끄덕거리며 옅은 미소와 약간의 미간의 찌푸림 만으로 책을 마쳤다. 내게도 얼굴의 주름보다 마음의 나이테가 그어졌구나 싶게 편안히 읽히는 글들이었다. 에세이의 매력이 이런거였지! 하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김영사 #호수네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