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아 - 어느 날 불쑥 찾아온 마흔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박진진 지음 / 애플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자리 바뀔때 몹시 아프다고 말해줬던 언니가 있다. 언니는 앞자리가 3이 될때에 많이 아팠다. 나는 올해 그 언니가 사십치레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언니가 앞자리 바뀔때 많이 아프댔는데 나는 서른을 생각보다 수월하게 맞이했다. 스무살이 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다 빠질거라던 살이 좋은 대학에 못가서인지 빠지지 않았던것 처럼 서른이 되면 살만 할거 같던 (노력이 없는) 막연한 바램은 그저 바램으로 끝이났다. 스물 일곱살에 결혼을 할때는 서른살에 엄마라도 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내 나이가 마흔이 되면 우리집 꼬마가 몇살이더라? 37살에- 6살, 38살에-7살, 39살에-8살, 40살에 9살. 초등학교는 갔군. 그럼 내 환갑 전에 대학은 가네? 라는 식의 계산으로 내 마흔을 생각해본다. <엊그제>, 혹은 <내일모레> 어른들이 세월의 앞에 이런 표현을 붙일때 도대체 엊그제가 아니고 내일모레가 아닌 날들인데 도대체 왜 저렇게 말할까? 했는데 속절없이 잘도 흘러가는 시간의 의미를 조금 알거 같다. 나이를 무시 못한다는 말도 말이다.

영양제와 운동을 강조 또 강조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도, 갱년기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것도, 지금 내가 도착해있는 나이를 말해준다. 친구가 챙겨먹으라며 주었던 비타민C 한알을 넘기는것에 왜이리도 게으른지 정신 차리려면 멀었나 싶기도 하다. 그렇게 코 앞으로 다가온 마흔을 마주하려고 나는 책을 펼쳤다. 도대체 그놈의 마흔이 뭐라고 준비까지 해야 되나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다들 마흔은 다르다고 하니 준비해서 나쁠건 없다는 생각이었다.

책은 마흔에 대한 염려나 상상을 다 접어둘만큼 재미있었다. 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음.... 비교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멜로가체질>이라는 드라마처럼 재밌었다. 엄마나 가족, 내가 처해있는 이삶이 완전히 빠져있는데도 그저 좋았고 어렵지 않고 포장하지 않은 문장들은 더 좋았다. 남편도 동네엄마들도 뭘 보나 하고 내다 볼만큼 나는 낄낄낄 웃었다. 책은 마흔을 어찌 살아내라고 말하지 않는다. 마흔이란 경계를 넘어 또 하루를 살고 있는 사십치레 한 친한언니와 실컷 수다를 떤 기분이다. 후련하다. 그리고 상쾌하다. 고맙습니다 #마흔완전하지않아도괜찮아 #애플북스 #책이야기 #호수네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