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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소녀 ㅣ 생각하는 숲 14
잭 샌닥 글, 모리스 샌닥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서커스 소녀
잭 샌닥 글/ 모리스 샌닥 그림/ 홍연미 옮김
시공주니어

잭 샌닥 (1923~1995)은 작가 모리스 샌닥 (1928~2012) 의 형으로 여섯권의 어린이책을 쓰셨는데
그 중[서커스 소녀],[행복의 비]는 잭 샌닥과 모리스 샌닥 형제가 글,그림을 함께 하셨고
함께하신 합작품중 국내에는 [서커스 소녀]가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동생인 모리스 샌닥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그림책 작가라는 명성을 얻을 만큼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화려한 길을 걸었다.
모리스 샌닥의 작품이 90여권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니
국내에 소개된 그림책 외에 더 많은 책들을 보지못한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동생 모리스 샌닥의 작가로의 화려한 삶에 비추어
잭 샌닥은 라디오 방송국과 우체국에서 일하며 조용한 삶을 살다 가셨다.
동생과 함께 책을 낼 정도의 실력있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왜 조용한 삶을 택하셨을까?
궁금증이 일었고 잭 샌닥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샌닥 형제의 작품 [서커스 소녀].
동생 모리스 샌닥이 어둡고 두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을 때
어린 모리스에게 웃음과 위안을 주는 형 잭 샌닥.
그들이 성장한 어린 시절은 대공황이 가시기전 홀로코스트 (유태인 대학살)의 악몽이
세상을 뒤덮어 많은 유태인들이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이하던 시절이었답니다.
폴란드계 유태인인 보모 밑에서 자라난 형제들~
어리고 병약한 모리스 샌닥의 공포와 두려움은 상상할수조차 없을듯합니다.
그런 여린 동생의 삶의 구원자가 되어주었던 형 잭 샌닥.
그런 형이 있었기에 오늘날 모리스 샌닥과 같은 그림책 작가를 만날수 있었겠지요.
지난번 나의 형이야기에서 모리스 샌닥이 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통해
살짝 엿볼수 있었지만 형만한 동생 없다고 동생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녹아있는 책 [서커스 소녀]입니다.
플로라는 불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음악이 넘실거리는 서커스단에서 태어났어요.
신기하고 놀라운 재주를 부리는 단원들이 플로라의 가족이자 친구였구요.
플로라는 꿈처럼 신비로운 서커스 나라에서 쭉 살았어요.
하지만 플로라는 밤이면 서커스 구경을 오는 관객들이 나오는 무서운 꿈을 꾸곤해요.
그때부터 그 관객들은 서커스 구경을 오지않을 때 바깥세상에서 무엇을 하는지?
실제로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 했어요.
플로라의 꿈에 나오는 섬뜩한 관객들.
서커스 단원들이 이야기해주는 소문과 같은 관객들의 모습들..
플로라는 한층 커진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자신이 모르는 바깥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들었어요.
플로라는 그날 밤 세상무엇보다 알고 싶은 수수께끼같은 바깥세상을 살피러 나가지요.

누구의 눈에도 띄지않으려는 플로라의 마음.
나무에 줄을 메달아 그 위를 걸으며 살피는 바깥세상.
그림으로 두렵고 불안하고 조심스런 플로라의 마음을 읽을수 있답니다.
기나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오며 구름 뒤의 햇살로
푸른 빛에서 붉은 빛,보랏빛,연두 빛,노란 빛으로 바뀌는 구름을 보며 황홀함에 빠집니다.
두둥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높은 외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단원들과는 달라보입니다.
이리저리 바쁜 사람들,신문을 읽으며 걷는 사람,건물을 드나드는 사람들,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사람들,학교 가는길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
경험한 적이 없는 플로라는 영 기분이 좋지않아요.
바깥사람들은 서로 싸우는듯, 착한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았거든요.
플로라는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는 조금도 나쁘지 않다는것을 상상조차 못했답니다.
높은 곳에 있었기에 눈앞의 모습을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거든요.
때론 내 생각에 사로잡혀 내가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오해를 할때가 종종 있지요.
하지만 조금만 가까이서 보면 전혀 다른 입장이 있다는걸 깨닫게 된답니다.
어느새 날은 어두워지고 플로라는 바깥세상 사람들에 대해 알게된 것이 없음을 속상해 했어요.
먼곳에서는 도통 사람들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으니까요.
모두가 돌아가고 플로라는 나무에서 내려와 웃음소리가 들리는 불이 밝혀진 집에 발길을 멈추었어요.

방안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그들의 얼굴이 모두 다르다는걸 알게 됬어요.
바깥사람들도 서커스 단원들과 다르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답니다.
서커스로 돌아간 플로라는 바깥세상 사람들은 머리를 땅에 대고 빙글빙글 돌리않을 뿐더러,
거미줄을 치지도 않고, 얼굴생김도 모두 다르다고, 꿈은 꿈일 뿐이라고 단원들에게 말해주었답니다.
단원들은 알고 있었어요.
단원들은 플로라가 직접보고 깨닫게 되고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랬던거에요.
두려움에서 벗어난 플로라는 어떻게 했을까요?
우리가 알지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랍니다.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 하는것이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또 그런 두려움을 맞딱들였을때, 성인, 아이들에게 이런 경우를 접했을때
어떤 도움을 주어야할지 생각해 볼만한 책이었답니다.
믿음을 가지고 두려운 바깥세상에 나가 직접 살피고 깨닫도록 독려해 준 단원들.
그런 플로라가 돌아올때까지 기다려준 단원들.
그 단원들의 마음이 형 잭 샌닥의 마음이었을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병약한 소년이었다면 심적으로도 한층 약해져 있을 동생 모리스 샌닥을
생각하며 새로운 이야기속에 두려움을 걷어내는 용기를 넣어주지 않았을까?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