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중에 카페나 차리지 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떻게든 듣게 되는 이야기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든, 기승전카페창업이다. 이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일터'를 갖고 싶다는 마음, '카페 창업' 이라는 향기로운 로망, 그리고 어쩌면 '카페 그거 쉬워 보이든데'. 언제부턴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카페 창업이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굳이 안 하고 있는, 하지만 플랜 B처럼 남겨두는' 것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카페 창업이 그렇게 쉬웠더라면 너나우리 모두가 카페 창업을 하고 떼돈을 벌었을 거다. 실상은 향기로운 화환과 함께 개업하였다가 겉유리에 '임대문의'를 붙여두고 쓸쓸히 폐업하는 카페가 대다수가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카페 창업의 꿈을 꾼다고 해보자. 아니면 내가 진짜로 카페 창업을 목전에 둔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내 마음에 쏙 드는 인테리어의 공간에, 감성 있는 재즈 음악이 흐르고 북적북적한 사람들이라는 결과물만을 머릿속에 담고 있으면 안 될 것이다. 거기까지에 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실 내가 카페를 차려본 건 아니고, <카페 스타트업 북>이 그랬다.)
우선, 어디에 차릴 것인가? 막연하게 우리 동네? 우리 동네에,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는 투고형(to-go)카페를 차릴 것인가, 아니면 테이블이 있는 카페를 차릴 것인가? 장소는 정했다고 쳐보자. 필요한 기계가 어떤 것이 더 있을까? 에스프레소 머신, 전동 그라인더, 제빙기, 냉장고.. 아마 더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기계들은 어떠한 것을 구매할 것인가? 중고, 아니면 새것? 에스프레소 머신은 엔트리, 프리미엄, 하이엔드 중에 어떤 것을 구매할 것인가? 또, 제빙기만 해도 공랭식, 수랭식 제빙기가 다르다. (나는 책 보고 처음 알았다)
" 에스프레소 바형 카페는 손님 대부분이 커피의 본질인 맛과 특유의 감성을 찾아오는 사람들이라
커피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이고 시대의 변화와 손님의 취향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
테이블형 카페는 회전율이 낮은 대신에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커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조각 케이크나 스콘 같은 빵도 준비합니다.
테이블을 여러 개 갖춘 카페를 운영하려면 사장 혼자는 버겁고 직원 1~2명은 고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p.50
"하우스 원두는 볶은 후 언제 가장 맛있을까요?
그것은 원두의 종류, 볶음도, 배합 비율, 보관 환경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아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
본인에게 맞는 로스터를 만나 하우스 원두를 결정하고 지속적으로 커피 맛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p.95
요즘에는 인터넷을 찾아보면 어떤 정보든 구할 수 있고, 유튜브에도 없는 영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카페 창업과 관련해서는 이것저것 있긴 한데... 오로지 '개업'을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영상은 많지만 사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건 많이 없었다. 카페 개업부터 직원 뽑기, 시설 관리, 고객 관리, 세금 관리까지 카페창업 101을 전부 알려주는 건 요 책이 처음이다.
책을 읽으며 이 작가님이 하려고 한다고 생각한 말은... 이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