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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어게인 - 포르투갈을 걷다,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
박재희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7월
평점 :
첫번째 산티아고를 걸은 후 산티아고 앓이를 하다 다시 떠난 두번째 여행. 그녀는 이전의 경험을 거울삼아 만반의 준비를 했고, 리스본행 야간 열차 소설과 영화를 보고 꿈꿨던 리스본 출발 루트를 선택했다.
그런데, 예상했던 시나리오와 전혀 다르게, 리스본에서의 여행 시작 첫날부터 가방을 소매치기 당하고, 쓰레기와 배설물이 뒤덮힌 길과, 무뚝뚝한 사람들 때문에 후회만 들고, 물이 없어 쓰러질 뻔 하기도 하고, 배고픔에 지치기도 하고, 옷이 바뀌기도하고, 베드버그에 된통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포르투갈 대사관 직원의 친절한 한마디, 모르는 할머니가 쥐어준 복숭아 한알, 문득 불어온 바람 한줄기, 누군가 건네준 얼음물, 포도송이, 사과, 시음 와인, 식당 휴일인데도 만들어 준 부부의 음식, 등은 그녀가 계속 걸을 힘을 준다.
그녀는 또 걸으면서 각자 자신만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걷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들 중 매년 아이들을 데리고 순례길을 걷는 아버지와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죽은 동생의 바이올린과 함께 걷는 아이린의 이야기에는 울컥했다.
그녀는 한국인이라고 열광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인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만난다. 그들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를 읽으면서 창피함에 내 얼굴이 빨개진다. 혹시 그곳을 가려고 준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명 한명이 한국의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미리 순례길의 문화와 전통을 조사해서, 그 정도는 지키려는 노력을 해줬으면 싶다.
산티아고를 걷는 건 인생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각자 자신의 기준과 속도로 걷고, 계획대로 되는 일도 없고, 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나를 도와주는 누군가를 만나기도 한다. 좋은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거기서 무엇을 얻을지는 각자의 마음이다.
하지만, 그 곳을 걷다보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호의를 베풀어주는 사람들 덕분에 행복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생긴다. 초조하고 불안하고 불평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감사하는 마음이 솟아나며, 위안이 되고, 평온해진다.
나도 언젠가 산티아고에 가서 그런 경험을 꼭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