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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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아들  ㅡ 박소해
과거의 경험은 몇 세대가 지나도 계속 이어진다. 좋은 과거보다 생존에 관련된 아픈 과거가 훨씬 더 긴 시간 계속된다. 그래서, 과거일 뿐인데, 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할까라고 여겨서는 안된다. 현장에서 고통을 고스란히 보고 겪은 그들에게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고 미래이기 때문이다.

죽일 생각은 없었어  ㅡ 서미애
성장 과정만으로도 인생을 바꿀만큼 충분한 영향력을 갖는다. 그런데 타고난 성향과 성장 과정 둘다가 한 방향을 가리킬 때는, 그 방향으로 갈 확률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무섭고 잔인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슷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기에, 속이 시원해 지기도 한다.

40피트 건물 괴사건  ㅡ 김영민
나도 대학교 사진 동아리 난사 멤버가 되어 그들의 대화에 참여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갸웃거리기도,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정말 별거 아닌 걸로 치부했던 것들이 모두 작가의 의도 였다는 걸 알았을 때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대학교 사진 동아리 친구들을 계속 볼 수 있다니 기대가 된다.

꽃은 알고 있다  ㅡ 여실지
집은 그 집에 살거나 돌보는 사람이 없으면 금방 훼손되고 무너진다. 물리적인 것만 아니라, 그 집이 담고 있는 정신도 마찬가지다. 무너져버린 집의 최후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몰락하는 것 뿐이다.

연모  ㅡ 홍선주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고 확신 하고 있지만, 사실 상대방에 의해 그렇게 믿도록 조종당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동안은 괜찮다. 어쩌면 그 사실을 알고 나면 더 좋아할 지도 모른다. 비슷한 사람들은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서로를 향해 끌린다. 그들만의 그 끌림이 나같은 일반인에게는 참 다행이다 싶다.

팔각관의 비밀  ㅡ 홍정기
전형적인 대기업의 가정이다. 자녀들은 모두 돈이 더 필요하고, 원하지 않는 정략결혼을 해야하고, 능력있는 후계자와 정석적인 후계자가 다르다. 그런 가족들 속 팔각에 집착하는 회장이 있다. 그 집착 때문에 마지막에 이르렀지만, 또 그 집착 덕분에 사건도 해결 할 수 있었다. 나의 실타래는 과연 몇개나 될까, 아니 존재는 할까라는 뜬금없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내 가슴을 쳐다 보았다.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ㅡ 송시우 
이 단편을 읽으면서 기억나는 사건이 있었는데, 작가의 말을 통해 역시 그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년전의 그 사건이, 다시 생생하게 다가온다. 10대라는 나이와, 사건의 잔인함과 엽기성이 여전히 충격적이다.

2023년 한국추리문학상인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이다. 이미 읽은 작품은 다시 만나 반가웠고, 처음 읽는 작품은 새로워서 재미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어서 더 행복했고, 읽는 내내 역시 작가님들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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