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상점가의 기적
쇼지 유키야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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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는 꽃길 상점가 상가주택 1층에서 부모님이 차렸던 '야구루마 영어수학 학원'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다해서 10명 뿐이지만 월세가 들지 않는 아버지 건물이라 생활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다.

아야는 영국인 아버지 ‘세이진’과 둘이 살고 있는데, 40년 전에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 '시즈'와 결혼해 일본인으로 귀화했다.

세이진은 공식적으로는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프로 모형 제작자이지만, 사실 50년대말 부터 60년대까지 영국 상류층의 미술품과 금품을 훔치고도 한번도 잡히지 않은 세기의 '마지막 괴도 신사 세인트'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꽃길 상점가는 교외에 큰 쇼핑몰이 늘어나면서 폐업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꽃길 상점가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세이진’은 그 소문속에 숨겨진 비밀을 간파하고, 꽃길 상점가를 위해 오랫동안 숨겨왔던 대도로써의 능력을 발휘한다.

꽃길 상점가는 오랜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모두 가족처럼 지내고, 서로를 잘 알고, 함께 한 추억이 많은 곳이다. 또,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따뜻하고, 재미있으며,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곳이다.

과거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을 방법도 마땅치않고, 점점 쇄락해 가는 상점가의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 고스란히 느껴져 나도 안타까웠다.

소설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젊은사람들이 큰 도시로만 몰려가면서 시골이나 작은  외곽 도시들은 점점 인구가 줄고 있다. 거기다 대규모 자본을 가진 대형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작은 상점들은 유지가 불가능해 문을 닫고 있다. 그런곳들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사람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걸 알고 있어서 더 공감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곳들에 ‘괴도 신사 세인트’를 파견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어쩌면 작가님도 같은 마음으로 현실 속 바람을 작품 속에 투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부디 ‘세이진’의 도움을 받은 ‘꽃길 상점가’가 앞으로 꽃길말 걷는 나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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