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밥 : 미음의 마음 ㅣ 띵 시리즈 12
정의석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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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흉부외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느낀 병원의 밥 이야기다. 

병원에는 다양한 환자들이 많고, 그 많은 환자들의 필요에 따라 맞춤 식사가 정확한 시간에 나온다. 병에 따라, 치료 방법에 따라, 환자 개인의 특성에 따라, 회복 속도에 따라 다 다른 음식들이 제공된다. 

하지만 정작 의사로 당직을 서고, 수술을 하고, 회진을 돌고, 3분 단위로 외래 환자를 진찰하고, 응급 환자를 치료 하느라 컵라면, 삼각김밥, 바나나맛 우유, 차갑게 식어버린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그것마저도 먹을 시간이 없을 때가 많고,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가 주식이 되었다.

환자들을 돌보느라 정작 의사는 자신의 건강과 식사를 챙길 여유가 없다. 

짜장면을 먹으면 어지럽고 졸리는 '차이니스 레스토랑 신드롬'도, 그런 신드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의사가 되어 눈앞에 있는 아무거나 대충 먹게 되면서 그 병을 고쳤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내가 아파서, 또는 가족이 아파서 보호자로 병원에 갔을 때 의료진들이 나와 내가족을 덜 신경 쓰는 것 같은 서운함에, 짜증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미안해 진다.

나는 항상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였기 때문에, 병원에서의 밥도 환자나 보호자로 의미가 있었고, 의사의 입장에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이 책 덕분에 의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밥의 의미도 느낄 수 있다.

병원에서 환자들이 먹는 밥은 모두가 그 환자의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런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의료진들에게도 최소한의 밥 시간은 허락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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