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민트초코 - 편식이 아니라 취향입니다만 ㅣ 이까짓 4
김경빈 지음 / 봄름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나는 뭘 잘 먹지 않았다. 편식이 심해서가 아니라, 단지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귀찮아 했다. 너무 안 먹어서 병원을 간 적도 있고, 엄마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자라서는 어릴 때 안 먹은 걸 보상이라도 하듯이, 너무 잘 먹고 가리는 음식이 없게 되었다. 내가 안 먹어본 음식은 있어도, 못 먹는 음식은 없을 정도다. 먹는 걸로 주변에서 선넘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은 나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으로 선넘는 분이다. 작가님은 못 먹거나 안 먹는 음식이 많다. 

작가님이 그 음식을 못 먹거나 안 먹는 이유를 읽으면서도, 나는 그 음식들이 먹고 싶어서 침을 흘렸다. 작가님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 대부분이 나는 없어서 못 먹는 것들였기 때문이다.

나는, 젓갈만 있어도 밥 두공기 거뜬하고, 선지 국밥 한그릇이면 오늘처럼 비오는 날, 자꾸 처지는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채울 수 있고, 곱창 막창 간 천엽은 끝도 없이 먹을 수 있고, 민트초코 관련 된건 다 좋아하고, 회는 말이 필요 없고, 가지는 생으로도 잘먹고, 부산가면 곰장어는 무조건 꼭 먹어야 하고, 조개류는 다 좋아하고, 어묵탕에서는 곤약먼저 건져 먹고, 편육에 새우젓 살짝 얹어서 먹으면 황홀하고, 시골 마당에서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 주시던 순대를 사랑한다.

이렇게나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또 음식 취향이 전혀 다른 아내분과 결혼하셔서 서로의 음식 취향을 존중해주며 잘 살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작가님은 자신은 편식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개인적 취향일뿐이라고 당당히 선언한다. 가끔은 나도, 나한테 선넘는다고 하는 주변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될 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내 개인 취향이다."고 당당하게 그들에게 말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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