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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영화관
석류 지음 / 알비 / 2021년 3월
평점 :
내가 처음 광주극장을 마주쳤던 날이 기억난다. 광주에 온지 얼마 안되었고, 심한 길치인 탓에 집 앞에서도 길을 잃고 헤매던 때였다. 그날도 길을 잘못 들었다가, 광주 극장을 보게 되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 듯한 시골 작은 영화관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후 영화를 보러 여러번 그곳을 찾아 갔지만, 길을 못 찾아서 그냥 와야했다.
광주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기억나지 않지만, 담요가 구비되어 있는것도 모르고, 영화보는 내내 추워서 덜덜 떨었던 것만 뚜렷하게 기억난다. 그런 경험에도 내가 계속 광주극장을 찾아 가는 건, 직접 그린 간판때문인지, 그곳에서 본 영화의 감동 때문인지, 서로 모르는 사이인 관객들끼리 느꼈던 묘한 동질감 때문인지, 아님 그 모든 것 때문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지금은 광주에 광주극장뿐 아니라 독립 영화관GIFT도 운영이 되고 있어, 영화 선택의 폭이 더 넓어져 관객의 입장에서는 좋지만, 갈때마다 적은 관객수에 운영의 어려움이 느껴진다.
이 책은 전국에 있는 독립영화관중 15곳을 직접 가서, 영화도 보고, 그 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각각의 영화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 그 곳만의 특색도 전해주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마산 씨네아트 리좀', 상영작과 연결된 카페 신메뉴를 맛볼 수 있고, 골목길이 끌리는 '에뮤 시네마', 영화 감독들의 공간적 뮤즈인 '강릉 신영', 보라색 입구와 보라색 티켓의 목포 '시네마 라운지MM', 안동의 구도심 스탬프 투어를 할 수 있는 '안동 중앙 시네마', 영화마다 특징을 살린 도장을 찍어주는 'KU시네마테크'에 꼭 가보고 싶어졌다.
거의 대부분의 독립 영화관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많은 피해를 봐야했고, 휴관을 해야하기도 했는데, 코로나로 상황이 더 심해지고 있다. 제발 오래도록 독립 영화관들이 자리를 지킬수 있길 바란다.
다른 도시를 가게 되면, 이책에 소개된 독립영화관을 들러 영화 한편을 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