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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 이유리의 그림 속 여성 이야기, 제22회 양성평등미디어상 우수상 수상작
이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2월
평점 :
남성 화가들의 친구이자, 아내이자, 뮤즈이자, 정부였던 여자들의 이야기이고, 그들이 그린 그림 속 여성들의 모습에서 알 수 있는 그녀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여성 화가들의 고군분투에 대한 이야기이고, 유명한 남성 화가들의 진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며, 딸을 키우는 엄마가 말하는 현대 여성들의 현주소에 관한 이야기다.
혼자서는 입고 벗을 수도 없고, 몸을 굽힐 수도 없는 옷을 입어야 했고, 바지를 입을 때 심지어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남자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갇혀야 했고, 아내는 남편 소유의 물건 취급을 당해야 했고, 뮤즈라는 이름으로 어린 여자아이들은 유린 당해야 했고, 힘 없고 연약한 여자들은 마녀로 화형 당했고, 전쟁속 여성들은 끔찍하게 짓밟혀야 했다.
책을 처음 봤을 때 부터 표지 그림에 눈길이 갔다. 그녀의 표정이 자꾸 내 마음을 끌었다. 14살에 아편쟁이 도박중독자 삼촌에게 돈 때문에 기방에 창기로 팔렸다가, 결국 화가가 되지만, 기생였던 과거로 인해 실력을 제대로 인정 받지도 못하고 타국에서 죽음을 맞이한 중국인 화가 '판위량'의 '자화상' 이었다. 그녀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는 건 그녀의 삶이 단지 그녀만의 삶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해주니까 흥미롭고, 이해 하기도 쉽고, 자연스럽게 현대의 모습까지 연결 시켜줘,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해준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존경 받았던 사람들의 추악했던 민낯들이 종종 드러난다. 훌륭한 업적 때문에 잘못된 개인사까지 그냥 덮는 건 분명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그들의 잘잘못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변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동안 교육 받아 온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나는 내가 차별 당하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 했고, 내가 하는 행동과 말들이 차별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분명 더 나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