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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오아물 루 그림,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6살 때 그린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으로 어른들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듣자, 나는 화가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비행기 조종술을 배워 세상 곳곳을 날아다녔다. 그러다 육년전 비행기 엔진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고, 거기서 대뜸 양을 그려달라는 어린왕자를 만나고,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린 왕자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도 없고, 이 책을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정말 많은 사람들의 영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책이고,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다.
그래서, 생텍쥐폐리 탄생 120주년 기념으로 오아물 루의 일러스트와 함께 새로이 탄생한 어린왕자 소식에 더 반가웠다.
어렸을 때는 보아뱀 그림이 아무리 보아도 모자로 보여 내가 순수하지 못한 아이처럼 보일까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으로 보이는 척 했고, 어린 왕자가 여행을 하는 동안 바오밥나무가 행성을 산산조각 낼까봐 걱정했고, 활화산이 폭발할까봐 마음 졸였고, 장미꽃이 어린왕자를 그리워 하며 매일 울고 있을까봐, 그의 여행이 빨리 끝나기를 바랬고, 여우의 길들여진다는 표현에 감동했다.
이제는 그가 여행하며 만난 이들에게 더 마음이 간다. 소행성에서 만난 임금님, 허영꾼, 술꾼, 장사꾼, 점등원, 지리학자의 하나만 보고 아둥 바둥 살고 있는 삶이 참 나와 닮아 있었다. 어린왕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니 참 무의미했다.
길들여지고 싶어서, 길들여져서 얻게 되는 좋은 점도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잠시 나마 어릴 적의 나 자신을 되돌아 보면, 웃을 수 있었고, 지금의 나의 삶을 방향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매번처럼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호 로의 무사 귀환과 그의 일상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