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 일용할 설렘을 찾아다니는 유쾌한 할머니들
김재환 지음, 주리 그림 / 북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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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쩌다 몇달동안 경로당에 사진 찍으러 일주일에 한번씩 가야 했던 때가 있었다. 가기전에는 할머니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긴장도 엄청 했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할머니들은 참 살갑게 대해 주셨다. 갈 때마다 머라도 꼭 손에 쥐어 주셨고, 밥 먹고 가라고 붙잡기 일쑤였고, 매번 노인네들 찍으러 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때 할머니들은 마을 축제에서 할 노래 공연을 율동과 함께 연습하고 계셨는데, 공연 노래 중 한곡이 '보약같은 친구'였다.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 들을수록 노래가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흥얼 거리게 되었다. 

연습하는 내내 실수를 해도 웃었고, 잘해도 웃었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모두들 참 열심이셨다. 사진 찍을 때마다 포즈랑 표정 이것 저것 요구하는 나에게도 항상 웃으며 대해주셨다. 그 웃음은 전염되어 나도자꾸 웃게 되었다.

그때의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 때문인지 '칠곡 가시나들' 다큐멘타리를 개봉하자 마자 봤다. 그리고, 그 영화의 김재환 감독님이 칠곡  가시나들 주인공 할머니들에 관한 책을 썼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다큐멘타리 속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활짝 웃던 할머니들의 표정이 내내 잊혀지지 않았다. 그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글로 만나는 건 또 다른 가슴 뭉클한 따뜻함 이었다.

친구들이랑 까르르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어머님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시작된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문해학교 일곱 할머니들과의 인연이 감독님의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것처럼, 나의 삶도 그랬다. 

할머니들이 글씨를 깨우치면서 느끼던 기쁨을 같이 느끼고,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 수 없었던 상황에 같이 눈물 흘리고, 힘든 삶속에서도 사소한 재미를 찾고, 다가오는 죽음도 긍적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배웠다.

7명의 칠곡 할머니들처럼 나도 그렇게 하루 하루를 설레며 즐겁게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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