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사람들의 생활패턴마저도 바꿔놓고 있다. 나의 방랑벽마저도 저 거대한 코로나 앞에선 속수무책인지라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내 ‘방구석 1열’에 앉아 밤새 책을 읽거나 영화보기로 달래고 있는 중이다.
이럴땐 역시 액션물이 최고다. 마침 김봉석 영화평론가의 ‘시네마 던전(범죄액션 편)’이 이북으로 나왔다하니 방구석 1열에 앉아 한 손엔 이북을, 한 손엔 리모콘을 들고 이번 기회에 액션 영화나 몰아볼 계획을 세웠다.
헐, 대박! 갱스터스 파라다이스, 필름 누아르, 싸우는 스파이, 복수는 나의 것, 뺏고 빼앗기는, 속고 속이는, 무술영화, 레트로, 범죄와의 끝없는 전쟁, 재난영화, 유쾌한 활극 등 액션 영화의 바이블부터 우리의 90년대를 설레게했던 무협, 최근의 두뇌 액션, 재난 영화까지 총 열 가지 챕터에 무려 96편의 영화가 차곡차곡 담겨있다.
대부, 아메리칸 갱스터, 시티 오브 갓 같은 갱스터 영화는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저 밑바닥 ‘상남자 오빠’들의 의리가 있어 좋았다. 무간도, 영웅본색, 드라이브는 90년대 말 20년대 초, 그야말로 세기말의 혼란스러운 세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내가 최애하는 세 번째 챕더, 상남자이면서 여성우대가 확실한 미션 임파셔블과 본 시리즈, 007까지 아마 이때가 여자 팬들을 입덕시키며 액션영화의 최고의 전성시대가 아니었을까. 아, 최근 작은아씨들의 조 역할로 새롭게 관심받고 있는 ‘시얼샤 로넌’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한나’는 꼭 다시 한번 챙겨봐야겠다.
안그래도 피곤한 세상에서 복수 영화나 혈이 낭자한 킬 빌 같은 영화는 굳이 스트레스 받아가며 두 번 씩 보고싶진 않지만, 김봉석 평론가님 덕분에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그나마 심리적 여유가 생긴다.
포세이돈이나 파이어스톰 등의 재난영화는-우리나라의 해운대나 엑시트와 마찬가지로-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인양 웃으며 재미로 볼 수 없게 된 것은 유감이다. 이제는 늙다리 할아버지가 돼버린 브루스 윌리스와 성룡의 다이하드, 턱시도, 러시아워는 아무 생각 없이 누구나와 아무 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한 때 크리스마스의 ‘나홀로집에’처럼, 명절 때면 잊지도 않고 우리 안방을 점령하곤 했으니, 온 가족이 TV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쓸데없는 논쟁으로 얼굴 맞대며 싸우지 않아도 되니 ‘내 인생의 은혜영화’라 하겠다.
‘시네마 던전’ 김봉석 영화리뷰 범죄액션편을 읽고 나니 코로나로 숨막히던 내 생활에 숨통이 트이는 듯 하다. 앞으로 에이플랫 시리즈로 호러·스릴러편, SF·판타지편 등 계속 나올 예정이라니 내 ‘방구석 1열’에서 심심찮게 김봉석 평론가님의 도움을 받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