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학편집광의 비밀서재
릭 바이어 지음, 오공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과학편집광의 비밀서재>에선 우리가 여태껏 접하지 못햇던 과학사의 은밀한 순간들을 그림과 도표, 설계도 등을 제시함으로써 과학편집광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또한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또는 역사에 조용히 사라져버린,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과학의 위대한 순간들을 저자는 상세하게 묘사하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과 도표등을 들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 마치 창조와 발명의 위대한 순간을 목격하고 함께 하는 것처럼 놀랍다. 미국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과학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과학편집광인 저자의 ‘내가 모르는 과학적 진실이란 있을 수 없다’란 신념이 확고하게 와닿았고 책의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총 열두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 번째 테마인 ‘결정적인 기회를 거머쥔 과학자들’편에서 특히 유레카의 순간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과학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유명하고 극적인 순간으로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의 일화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테지만 내용은 대강 이렇다. 아르키메데스는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지중해의 시실리 섬에 위치한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 시라쿠사에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시라쿠사의 군주 히에로가 세공사에게 신들에게 바칠 황금왕관을 만들라고 명령했다. 왕은 적당한 양의 황금을 세공사에게 주고 세공사는 왕관을 만들었다. 왕은 세공사가 만든 왕관이 마음에 들었지만 세공사가 왕이 하사한 금의 일부를 빼돌리고 대신 값싼 은을 섞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왕은 왕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안에 은이 섞였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 문제를 아르키메데스에게 맡긴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밤낮으로 고민하다가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기분도 풀 겸 목욕을 하기위해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안에 몸을 담갔다. 그 순간 가득차있던 욕조의 물이 넘쳤고 번뜩이는 영감이 그의 머리를 스쳐갔다. 왕관을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넣어 물이 얼마나 밖으로 넘치는지를 살피면 왕관의 부피를 측정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목욕을 하다가 유레카를 외쳤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는 그의책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후 고대로마의 건축가이자 공학자인 마르쿠스비투르비우스가 쓴 책에서 이 유레카 이야기를 처음 만날 수 있다. 역사학자 대부분은 아르키메데스가 이러한 깨달음을 얻고 유레카를 외치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길거리를 내달린 장면은 일정부분 꾸며진 이야기라고 한다.
위대한 과학사에 있어서 이러한 위대한 발명에 관련된 에피소드와 재미있고 소소한 일화의 사실과 허구의 부분과 그 경계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명확히 알 수 있어서 과학사에 대한 지식과 지적인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