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 자연학자 이브 파칼레의 생명에 관한 철학 에세이
이브 파칼레 지음, 이세진 옮김 / 해나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받았을때 엄청난 두께감에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무신론자인 나는 책에서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는 덧없이 스치고 가는 과정,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 우주에서 무한히 일어나지만 정작 우주는 알지도 못하는 에피소드. 우주는 신과 달리 아무것도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않기에.”

 

 "태초에는 말씀도 없고 신도 없었다.(중략) 신은 우주가 140억 년을 지내고 난 후에야 은하수의 한쪽 구석, 태양의 외곽, 지구라는 행성에서 자기 외에는 아무에게도 중요하지 않지만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착각하는 어느 동물의 머릿속에서 등장했다."

 

“나는 하잘것없는 물질 덩어리일 뿐이다. … 나 역시 원자들의 덩어리일 뿐이지만 그 원자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존재다. 나는 생명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생명체다."

 

  "우주의 ‘낱알 한 톨만한’ 존재이며 소멸될 한 종에 불과한 인류가 어떤 짓을 저지르더라도 우주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인 이브 파칼레는 프랑스 출신 생태주의자로, 무신론자인 자연학자이다. 이 작품은 저자의 무신론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우주의 생성 원리를 철학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그는 신(神)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연현상이 우주와 생명을 빚어낸 창조주라고 주장한다. 이브 파칼레는 이 작품에서 철학과 시가 지식을 보좌해야 한다는 지론에 충실하기 위해 천문학과 식물학, 동물학 등 과학전반을 다루고 있는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독자가 이해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유물론적 맥락에서 볼때 우리는 무로부터 출발하였다. 신도 없고, 악마도 없고, 천사도 없고, 마귀도 없지만 문제가 없진 않다. 우리는 천국과 지옥사이, 평평한 지구에 사는게 절대로 아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며 점성술사들의 주장처럼 인간의 운명을 인도하는 별들에 둘러싸여 있지도 않다. 우리는 작고 노란 별 태양의 변두리 동네에 살고 있을 뿐이다.

 

저자가 지구를 묘사할때 "대단하지도 않은 행성 지구, 외계인들은 그런곳도 있나하며 콧방귀도 뀌지않는 곳" 이란 표현이 유쾌하고 유머스러웠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다른 행성에서도 "수소와 산소, 질소, 탄소 등 4대 원소를 중심으로 생명이 구성됐을 것으로 추측"한다. 빅뱅으로 우주가 생성된 137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세포가 형성된 40억 년 전, 단순 생물이 진화하기 시작한 8억년 전 등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 생명의 기원을 탐구해나간다.

 

작품의 곳곳에서는 저자가 우주와 생명의 역사를 아름답고 유머러스한 비유와 시어들로 묘사한 점이 독특하고 아름다웠으며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에 좀 더 수월하였던것 같다. 저자의 시적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저자는 우주와 생명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 인류의 생존과 인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노력하였고 결국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숭고하고 아름답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과학과 종교의 차이점이 있다면 과학은 골치아픈 문제들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거기에 대한 해답을 찾거나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그 대답들은 또 새로운 물음들을  낳을 것이다. 그리고 부분적인 대안들도 인정될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새로운 방향, 새로운 연구의 길과 방향이 열릴 것이다. 과학은 결코 끝을 모르고 그렇게 계속 끝없이 나아갈 것이다. 과학은 항상 진행중이라는 점이 저자와 나를 비롯한  과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이유이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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