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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별
아야세 마루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2년 12월
평점 :
✅️ 살아가는 동안 많은 것을 잃고 아쉬워한다. 그 상실은 마이너스이기만 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빈자리엔 또 다른 플러스가 남았다.
✅️ 대학교 때 같은 합기도부 활동으로 만나게 된 아오코, 가야노, 겐야, 다쿠마. 그들은 학교 졸업 후 각자의 인생을 살아갔다.
그러다 다시 모이게 된 30대의 그들. 왜 모이자고 한거냐는 말에 가야노는 자신이 유방암에 걸렸고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재활삼아 도장에 오게 된거고 너희들도 보고 싶어서 연락한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만난 4명은 후로도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갔고 각각의 상실에서 오는 아픔을 서로 공유하게 된다. 빈자리만 남아 공허했던 그들에게 서로는 그 공간을 채워주는 힘이 되었다.
📌p34
우리는 마음이 맞는 부부였고, 서로를 사랑했다. 사랑이 선택되지 않는 상황도 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73
"답답한 일인 만큼, 가야농이랑 아오상 둘이서만이 아니라 넷이서 견겨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거든. 어려울 때 기지를 발휘할 수 있고 누군가 힘들어지면 교대할 수도 았잖아. 둘이선 주위를 살피기 어려워도, 넷이서라면 기회를 놓칠 팔요가 없을지도 모르고. 불러줘서 다행이라는 건 그런 뜻에서 한 말이야."
📌p80
혼란과 고통과 수치의 소용돌이가 다소 사그라들더니, 이번에는 그곳에 분노와 슬픔이 뒤섞였다. (중략) 스스로를 달래는 심정으로 조금 울었다.
📌p139
"아마 대화를 나누기가 두려웠던 거겠지. 우리한테 무슨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는 것 자체가 싫었거든."
📌p171
누구나 번듯한 사람이 되어 안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기 위해 번듯해 보이지 않는 자신을 열심히 감춘다. 번듯하게 여겨지려 한다. 혹은 번듯한 사람이고자 무리를 한다.
📌p225
"언젠가, 나오가 어른이 되어 힘들어하고 있을 때, 그때 내가 만약 그 애 곁에 없다면...나비 그림책을 주면서 지금 한 이야기를 해줄래? 이 안에 엄마도 있다고."
📌p229
아무리 친하더라도, 함께한 세월이 아무리 오래되어도 그 사람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p268
"네가 혼자가 되는 일은 평생토록 없을 거라고. 몇 번이나, 다짐하듯 말했었어요. 엄마가 한 말이 진짜가 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일상이 무너질만큼 힘든 주인공들이었다. 태어난지 두 달만에 하늘나라로 간 딸을 간직한 아오코. 서로 힘이 되어줘야 할 남편과도 이별을 맞이했다. 친정으로 돌아가서 들은 말은 모진 말들 뿐이었다. 그 때 옆에서 손잡아주고 함께 이야기 나눠준 것은 다름 아닌 가야노였다.
가슴 한복판이 뻥 뚫려 무엇도 온전히 담아낼 수 없었던 아오코. 그녀의 마음을 조금씩 매워주는 것은 다름 아닌 가야노와의 시간들이었다.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고 온천을 가고 그러는 시간들이 모여 모든 것을 다 잃었다는 상실감에서 따뜻한 그리움으로 탈바꿈된 마음이었다. 그래서 마음껏 딸을 그리워하며 일상을 살아갈 의지를 얻게 됐다.
그녀 뿐만이 아니다. 여기 등장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돌파구가 되어줬고 또 다른 부분에선 해결책도 마련해줬다.
꽁꽁 싸맨 철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나갈 수 있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상실감과 상처를 받게 된다. 그 상태에서 머물며 더 큰 상처를 안고 살지 말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분명 도움이 될거라는 이야기다.
부족할지 모를 나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잘나지 못해도 실패했다고 느껴지는 삶을 산다해도 혼자보단 둘이 둘보단 여럿이 서로가 의지한다면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이다.
새로운 별(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뜨거운 감자 하나 가슴에 얹어놓고 읽는 기분이랄까. 30대를 지나고 40대이고 보니 등장인물들의 치열한 생활도 덧없는 삶도 고스란히 전해져왔던 시간이었다. 알면서도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 또 혼자서 끌어안고 사는 모습들이 떠올라 한숨 쉬다 울컥하곤 했다.
분명,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덤덤하게 쓰여진 글이 마음을 묵직하게 한다. 친구들에게 '내가 그렇게 해줄게.' 고백하는 마음으로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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