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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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ㅡ위화작가님의 위트, 구수한 표현들이 함께한 소설 속에서 기구한 두 남녀의 일생이 눈물겨웠다.

#작가소개
위화 ㅡ 명실상부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위화는 1960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1983년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초기 실험성 강한 중단편소설을 잇달아 발표하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의 기수로 우뚝 섰다.
저서로는 <인생>,<허삼관 매혈기>,<형제>,<제7일> 등이 있다.

#줄거리
1️⃣그의 이야기
시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린샹푸. 그에게는 아름답고 어린 딸이 있다. 딸을 낳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아내. 샤오메이.
그렇게 린샹푸를 떠나버린게 두번째였다. 처음은 결혼하자마자 금괴를 챙겨 도망치듯 떠났고 이번엔 딸을 낳고 사라졌다.
샤오메이를 찾아 떠난 린샹푸와 젖 먹이 어린 딸.
그렇게 그는 그녀가 살고 있다는 원청을 찾아 길을 나섰다.
왜 그녀는 나와 딸을 두고 떠나야만 했을까. 함께 오손도손 살 수는 없었던 것일까.
2️⃣그녀의 이야기
돈이 필요해서 머물렀던 그의 집. 하지만 점점 머뭇거리게 됐다. 죄책감을 느낄 새도 없이 난 해야할 일을 했다. 금괴를 챙겨 도망치듯 그 집을 나섰다. 홀몸이 아닌 채 떠나왔다. 그의 아이까지 빼앗을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찾아간 린샹푸의 집. 죽을 각오를 하고 돌아갔는데 그는 오히려 나를 안아줬다. 귀하게 여겨줬다. 딸을 낳았고 다시 떠나야할 시간이 온다. 하지만 딸이 눈에 밟히고 린샹푸가 마음에 밟혔다. "이대로 조금만 더."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나를 깨닫는다.
그 날 밤, 또다시 길을 나섰다.

#발췌
📌p79
"당신이 또 말도 없이 떠나면 내가 찾으러 갈 거예요. 아이를 안고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당신을 찾을 거예요."
📌p139
길을 가는 내내 린샹푸는 린바이자에게 쉬지 않고 중얼거렸다. 그는 새로 아내를 맞지 않을 거라 린바이자에게는 형제자매가 없을 것이고 앞으로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린바이자를 위한 일이라고 했다. 어린 린바이자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서 린샹푸가 한마디 할 때마다 "응."하고 대답했다.
📌p182
또 다른 국민혁명군에게 가로막히자 시진으로 방향을 돌렸으며, 그 패잔병들이 가는 곳마다 살인과 방화, 약탈을 일삼아 주민들이 도망치고 있다고, 이 엄동설한에 주변 수십 리에서 피난민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거였다.
📌p375
"오늘부터 우리 두 사람은 의형제로서 복도 함께 누리고 고난도 함께 해쳐나간다. 같은 날 태어나지는 못했어도 같이 죽기를 원하며, 누구든 딴마음을 먹으면 총으로 판결한다."
📌p572
그때 샤오메이의 눈에 입을 벌린 채 자신을 향해 방긋방긋 웃는 딸이 보였다. 하얀 앞니가 두 개 자라나 있었다. 샤오메이는 눈물을 흘렸다. 그 두 줄기 눈물이 그녀 몸에 남은 마지막 열기였다.

ㅡㅡㅡㅡㅡㅡㅡ

이 책은 585페이지의 장편소설이다. 낯선 지명과 이름들 때문에 '초반에는 애먹겠다.'라고 예상한 것을 뒤엎고 술술 잘 읽히는 '위화매직'을 경험했다. 어려움없이 한 번에 술술 읽히는 필력으로 가독성 최고였다.
시대적 배경이 말도 못하게 잔인하고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틈틈히 웃음과 눈물을 짓게 하는 포인트들이 있어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했다.

중국의 청나라 말기에서 민국 초기까지의 배경을 삼고 있어서 전란이 끊임없이 일어났고 거기에 토비들도 기승을 부렸다.
패전병들과 토비들은 짐승만도 못한 짓을 저질렀고, 그 속에서 살아내기 위해 발버둥쳤던 서민들의 모습과 억울함을 고스란히 녹여낸 소설이었다.
왜 위화를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로 표현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구구절절 역사적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삶 속에 그 시대적 특징들을 눈물로 다짐으로 열의로 표현해냈다.

추천글에 이런 표현이 있다. "위화스러운 순간." 그 표현이 딱 와닿았다.
휘몰아치듯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울컥 차오르는 눈물때문에, 덧없는 웃음때문에, 지독하게도 순박한 그들때문에 책 읽기를 멈추게 되었다. 그 위화스러운 순간들이 읽는 내내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위화 작가님의 책이라는 이유로 이미 많은 분들에겐 읽어야 할 책으로 리스트 업 해두셨을지 모르겠다. 혹시 그렇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해봅니다.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서 읽어보고 쓴 찐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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