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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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가와 역 남부에 위치한 곳은 조직폭력배들이 넘쳐나고 환락가도 성황을 이룬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관심조차 없는 부모 밑에 있는 아이들도 넘쳐난다. 그런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같은 또래를 괴롭히고 돈을 갈취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학대받는 아이들이 부모를 피해 도망치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p30
결국은 악순환이야. 어릴 때 방치됐던 아이들이 부모가 되어서 자기 자식을 제대로 키우겠어? 그런 아이들이 또 어울려 다니며 못된 짓을 하고 다니다가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는 거지.

6살 난 소타는 그런 아이 중에 하나였다. 아빠가 집에 있는 음식을 먹었다고 때렸다. 동생을 잘 돌보지 않았다고 때렸다. 맞고 또 맞던 작은 아이 소타는 그렇게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아이를 걱정해주는 것은 엄마도 아빠도 아닌 아동상담소의 유이치와 아동가정지원센타 직원인 시호였다. 그들은 어린이집에 며칠 째 소타가 등원하지 않는다고 신고를 받았고 소타의 집으로 방문했다. 아빠는 외갓집에 갔다고 둘러댔고 윽박지르며 다신 간섭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렇게 소타는 사회로부터 아주 작은 관심을 받기는 했다. 

📑p154
아이들은 소리없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예컨대 소타처럼 말을 못하는 아이도. 소타와 마주 앉았을 때 느낀 그 아릿한 감촉을 떠올렸다. 자기방어, 그리고 주변을 향한 은밀한 적개심. 고작 여섯살 아이에게서 꼭 세상을 혼자 살아가기로 결심한 사람 같은 차가운 격정이 느껴졌다.

 

어느 폐건물 창고 밖 계단에 나기사와 카이가 하늘을 보고 있다. 한겨울 밤 새벽에 계단에 앉아있는 그들도 그리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고등학생이어도 아이는 아이인 것이다.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던 아동상담소에서 '모두들 그 정도는 힘들어' 하는 말 밖에 못 듣고 나오는 나기사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어른을 믿지 못하고 사회를 믿지 못했다. 그럴 때 만난 카이. 그는 나기사를 한 인간으로 대해주고 자기 오빠나 부모처럼 함부로 대하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 새벽, 별을 보러 나간 두 아이는 건너편 폐건물에서 떨고 있는 한 꼬마를 만난다. 말을 하지 않고 무심히 쳐다만보는 아이, 하레.
그들은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p178
맑은 바다의 모래사장.
(맑다는 뜻의 '하레', 바다라는 뜻의 '카이', 모래사장이라는 뜻의 '나기사') 

 

그들의 살고자하는 의지와 꿈과 희망을 한번에 꺽어버리는 잔인한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억지로 살아남고 있던 이 아이들의 미래는 참혹했다. 무서웠고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이 아이들이 살던 동네에 있던 전망탑은 허름하고 볼품없는 그곳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동떨어져진 높고 높은 갈 수 없는 희망같은 느낌의 전망탑. 그 속에서 라푼젤이 길고 긴 머리카락을 자신들을 위해 내려줄거라 믿고 버텼던 그들의 삶이 너무나 애달펐다.
세상을 살아가기에 그 애들은 너무나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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