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왕 충선왕 - 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 몽골 제국과 고려 2
이승한 지음 / 푸른역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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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역사서와 친근한 대중서의 중간쯤에 자리한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가 10이었다면 분명 1000배는 넘는 새로운 고려를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고려에 대해 눈꼽만큼도 알지 못한다.

 사료에 근거해가며 이야기를 펼치다가 질문을 던지며 저자의 생각을 드러내는데, 이 방식이 독자에게도 매우 유익하다. 아마 독자 역시 동일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타이밍 잘 맞춰서 저자가 질문을 던져주니 시원하고 개운하고 집중력이 배가 되는 것이지. 일방통행이 아닌 대화하며 풀어가려는 서술이 마음에 든다.

 우리 역사에서 이렇게 오묘한 시기가 과연 있었을까?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왕이든 끼니 걱정하며 동동 발 구르는 양인이든 또는 천하디 천한 노비이든 사람의 마음은 다 같은 것임을. 시간이 흘러 2014년 한국사회도 역시 사람이란 다 그렇고 그렇다는 것을. 무엇보다 오늘의 시선이 아닌 당시 시대의 눈으로 대상을 바라보자고 말해본다. 사람의 마음은 매한가지여서 그때나 지금이나 근본적인 가치는 동일할 것이니 걱정할 것도 없다.

 저자는 '뒤에서 설명할 것이다.', '다른 책에서 따로 언급할 것이다.' 등 훗날을 기약하는 멘트를 종종 사용한다. 이것이 너무 많이 언급된다는 느낌도 들지만 뭔가 기대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충선왕 유배 이후 고려왕조의 위기를 다음 책에서 펼쳐보겠다는 에필로그의 마무리는 뒷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그렇다면 나역시 훗날 따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그런데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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