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10
박지원 지음, 김문수 엮음 / 돋을새김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연암 박지원의 인간적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술 좋아하고 때로 허세(?)도 부리는 인간적인 모습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사실 연암에 대해서 말하자면 조선시대 실학자, 북학파, 이용후생, 수레의 중요성 강조 등의 내용으로 설명되어 왔다. 물론 그가 주장한 내용들로도 충분히 그의 개혁적인 면모를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열하일기>를 더해본다면 분명히 연암을 사랑하는 팬들이 더욱 늘 것만 같다.

 

 <열하일기>는 연암이 1780년 청나라 황제의 사절인 삼종형 박명원을 따라 연경(북경), 열하 등을 여행하며 경험했던 일들을 정리한 글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연암은 약 3년에 걸쳐 당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정리했다고 한다. 책에는 18세기 후반 중국과 조선의 생활상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과 다양한 인간상을 만나는 기쁨이 있다. 진정한 의미의 기행문이라고 하겠다.

또한 내용 중간 연암의 생각들-수레의 중요성 강조, 조선 관리들의 목마(牧馬) 경시풍조 비판, 호질(虎叱)이라는 작품에서 보여준 양반 풍자 등-이 흥미롭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는 물론 역사공부로도 손색이 없다. 국사시간에 실학자들에 대해 배우면서 단순하게 박지원은 북학파, 이용후생학파 라고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났다. 연암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공식처럼 외운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열하일기>를 읽는다면, 교과서에 나온 단순한 문장들에 생명력이 더해져 연암과 그의 주장들이 확실히 각인될 것이다.

  

 연암은 무척이나 술을 즐겼던 것 같다. 술이 무척 세서 중국인들의 감탄도 자아내고 말이다. <열하일기>에 등장하는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세어 보니 약 15회 정도가 되었다. 이미 누군가가 연구했는지도 모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술의 역사를 말할 때 연암이 빠지면 많이 섭섭하겠다. '연암과 술'이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글을 써볼 수도 있지 않을까?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퐁퐁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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