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르파, 히말라야의 전설
조너선 닐 지음, 서영철 옮김 / 지호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역사학과 인류학을 결합한 연구방법으로 히말라야의 역사, 궁극적으로 히말라야 등정을 가능하게 했던 '셰르파'라는 존재를 되살려놓은 책이다. 책을 읽는내내 나는 셰르파들과 함께 20kg가 넘는 짐을 옮기고, 얼음을 딛고 암벽을 탔다. 손발에 동상이 걸린 것처럼 아픔에 시달렸고, 죽음의 문턱에 선 셰르파들의 운명에 목놓아 울었다.   

  작가 조너선 닐이 만난 셰르파족 인물들의 삶은 눈물나게  안쓰러우면서 동시에  눈물나게 아름답다. '아름답다'라고 느낀 내 감정은 복잡한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택한 '등정'이라는 직업은 가족, 친구들의 많은 희생을 초래했다. 형제, 동료들의 죽음, 사히브들에게서 느낀 인종적 차별감 등이 셰르파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단순 노동자 '쿨리'에서 '셰르파'로서 자신들의 존재를 자각하게 된 1934년 낭가파르바트 등정, 단순히 짐을 나르는 포터가 아니라 백인등반가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해 결국 1953년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이는 셰르파족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세상의 모든 약자들과 식민지배의 역사이기도 하다. '셰르파'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눈물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