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절판


"박해에 순순히 굴복하는 동안 몸에 배어버린 정신적 질병이 그들을 마비시키고 있는 거요. 그런데 이제 해방이 되고 나니 하는 짓들이 뭔지 아시오? 떠들어대는 일뿐이야."-82쪽

"그런데 아버지가-그 열에 찬 광신자가 기도를 하지 않은 거야, 알겠나? 그는 기도하지 않았어. '난 당신들을 위해 기도할 수 없어. 나를 위해서조차도 기도할 수 없으니까'라고 그는 말했다네. 그러고는 이렇게 외쳤다는거야. '정의롭지 못한 하나님에게 나는 기도하고 싶지 않아!' 그렇게 그는 죽어갔어. 신 목사 말대로 절대 고독 속에서 말야."-214쪽

"목사님의 신이건 그 어떤 신이건 세상의 모든 신들은 대체 우리에게 무슨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당신의 신은 우리의 고난을 이해하지도 않을뿐더러 인간의 비참, 살육, 굶주린 백성들, 그 많은 전쟁, 그리고 그 밖의 끔찍한 일들과는 애당초 아무 상관도 하려 하지 않습니다."-253쪽

"거기에는 또 다른 한 무리의 피난민들이 별빛 반짝이는 밤하늘을 지붕 삼고 모여 앉아 두고 온 고향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나는 그때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신기하리만큼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들 사이에 섞여들었다."-311쪽

"『순교자』의 재발견에 관한 나의 이 짧은 보고서에서 내가 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김은국의 이 소설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어떤 특수한 사건을 인간의 보편적 운명에 관한 ‘세계문학적’ 주제와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의 중요성이다."-31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