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임팩트 맨 - 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남기 1년 프로젝트
콜린 베번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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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린 베번의 <노임팩트맨>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자고 외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한 인간의 내적성찰과 성장에 대한 내용이다. 콜린 베번은 45년간 자신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고민에만 집착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이러한 고민이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며, “내가 시도하려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콜린은 더 이상 사람들을 붙잡고 정치인을 욕하거나, 개인이 아무리 움직여봐야 소용없다는 생각들을 버리고 내가 먼저 변하자 라는 신성한 결론을 내린다. 전기를 끄고, 자전거를 이용하고 개인 컵을 휴대하고,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으며(단, 콜린의 아내 미셀의 직장은 43층에 있으므로 예외), 로컬푸드 섭취 등등이 콜린이 우리별을 구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들이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우리별을 구하는 일인 동시에 콜린 개인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아가 "당신의 손에 달려 있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어떠한가. 퇴근길에 플라스틱 컵에 담긴 아이스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홀짝이다보면 오늘 하루를 잘 마감한듯한 착각에 빠지고, 계산대에 가서야 바구니를 들고 오지 않았음을 깨닫고 자책하지만 여전히 비닐봉지의 익숙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실내가 너무 춥다며 냉방병을 걱정하지만 정작 에어컨 온도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소비를 적극 실천하는데, 내 지적허영심을 해소하기 위해 구입해서는 읽지도 않고 꽂아만 둔 책들을 보면 스트레스 해소법이 한참 잘못 되었구나 느끼게 된다.


 콜린의 말처럼 내가 세상에 뭘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할 이유가 없다. 당장 움직이면 된다. 거창한 말들 대신에 오늘 하루 테이크아웃 커피 몇 잔만 안 마셔도 충분하다. 그런데 어떡하나. 오늘 저녁 회식이 있다고 한다. 콜린은 1년간의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딸 이자벨라는 채식주의자 되기를 거부하며 친구 집에서 칠면조 고기를 먹어 보지만 결국 치즈를 선택했다고 하고. 그런데 나는 고기를 정말 좋아한다. 나의 내적고민이 시작된다. 천천히 변하자. 오늘 회식에서는 1인분만 먹자. 딱 1인분만... 채소를 많이 먹으면 된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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