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든, 머물든 -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특별한 은퇴 이야기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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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 할아버님은 자신에게 곧 다가올 '은퇴'를 고민한다. 자신은 여전히 움직이고, 생각하고, 기능한다. 그런데 이 사회라는 곳이 정해놓은 기준에 의하면 베르나르 할아버지의 예순이라는 나이는 푹신한 쇼파에 앉아서 리모콘을 만지작거리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달라진 것은 뭔가. 아내의 죽음, 아이들의 독립 등 물론 할아버지는 고독에 점차 다가가고 있다. 건강도 한창 때와 비교하면 분명히 다르고 말이다.  

 그런데 이 할아버님은 '쇼파에 앉기'를 당당하게 거부한다. 삶에 열정적인 이 할아버님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은퇴'라는 사회적 통보를 '인생은 예순부터'라는 제2의 인생시작으로 뒤바꿔버린다. 그것은 할아버지의 '걷기'로부터 시작되었다. 1만2천 km 거리의 실크로드를 4년여에 걸쳐 도보로 움직인 이 할아버지는 걷기여행을 통해서 다른 문화, 다른 세상을 접하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실크로드를 걸으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이방인인 자신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그들의 집 '문턱'을 넘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할 때, 그는 '문턱'이 주는 이미지와 메시지에 감동한다. 이 경험은 큰 재산이 되는데 베르나르 할아버지와 아름다운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만든 '문턱'이라는 단체가 그것이다. 

 이 단체는 범죄를 저지른 비행청소년들을 감옥에 넣어 일률적으로 교화시키는 대신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할 어른과 짝을 지어 도보여행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명 비행청소년들 중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도보여행을 마친 아이들은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문턱'은 또 이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문턱'의 프로그램들은 많은 프랑스인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베르나르 할아버지가 생각하기를 멈추고, 쇼파에 깊숙히 들어가 꾸벅꾸벅 졸고만 있었다면...   한 개인의 작은(!) 도전-물론 베르나르 할아버지의 도보여행은 말그대로 '무한도전'이다 -이 세상과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우리는 할아버지가 '은퇴'를 준비하기 위해 떠난 '도보여행'과 그 결과인 '문턱'의 설립, 활동을 통해서 확인하였다.  

 '늙어가는 것'이 추하고, 고독하고,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나아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메시지가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떠나든, 머물든"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움직이게 한다. 어떤 자기계발서들 보다도 더 훌륭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메시지는 독자를 강제적으로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머리와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우리에게 '은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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