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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사용설명서 -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하는가
마거릿 맥밀런 지음, 권민 옮김 / 공존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언가를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또한 자신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사실'이고, 나아가 '옳다'고 믿는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정치인, 경제인, 학자 등 이른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움직일지언정 그것이 옳은 것이 아닐 가능성이 충분하다. 저자는 우리에게 그들의 말을 의심할 용기를 내라고 말한다.
우리가 역사를 '이용'한다면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보이는 오류를 알아챌 수 있고,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다. 저자는 "과거를 보는 관점이 하나 이상일 수 있"고, "비록 일부 사람들에게 고통스러울지라도 과거를 정직하게 성찰하는 일은 사회를 성숙시키고 다른 사회와 교통할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말한다. 책 마지막을 장식하는 "역사를 사용하고 즐기되, 언제나 신중하게 다루어라."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다.
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 나아가 사회, 국가와 대화하기 위해 우리는 역사를 만나야 한다. 그 역사 속에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고 있고, 절대성과 상대성이 공존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국가 간의 영토분쟁, 인종분쟁, 전쟁발발의 위험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인들은 역사가 보여주는 다양한 시선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을 듣고 화를 참지 못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나는 당장 이 책을 들고 청와대를 방문해야할 것 같다. 조지 부시 못지않게 ‘역사’를 ‘악용’하려는 사람이 현재 한국에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