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바람의 기억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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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책을 대할 때, 나는 우선 빈 종이 한 장과 연필을 손에 든다.
그 책이 내게 주는 메시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비와 바람의 기억>은 행운이 뒤따른 우연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을 고를 때는 보통 미리보기를 통해 그야말로 '미리' 읽어 본다.

작가는 마치 바람 같은 존재로 자신을 소개했다.
글에서 구체적으로 그렇게 표현한 곳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나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나도 모르겠다. 가슴이 가는 대로 글을 쓰고,
손이 가는 대로 책을 읽고, 발이 닿는 낯선 곳에 그저 머무른다'고 되어 있으니
나로서는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정체성은 없고, 작가도 아닌, 그저 글을 풀어내는 '단어의 노예'라고, 그렇게 15년을 살았단다.
기자와 편집자라는 이름으로 15년 넘게 살아 온 나와는 어떤 다른 삶을 살았을까.
똑같이 '단어'와 함께 살아온 시간일 텐데 그의 글이 궁금해져 열었다.


서두 부분을 읽었을 때, 작가는 그야말로 '바람 같은 존재'라 여겨졌다.
 스치는 듯 존재하고 존재하는 듯 스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쭉 이어졌어도 좋았을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작가를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게 되었다.
'그저 존재하는 사람'으로 만난 것 같다 느낀 것은
대부분이 시적으로 표현되는 그의 단어가 나열되다가
문득 문득 일상 어딘가에서 종종 만나는 이웃의 현실 언어를 듣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 역시 일상의 언어로 말하려다, 조금은 바람 같은 표현으로 솔직한 느낌을 남긴다.
책을 여는 동시에 집어 들었던 빈 종이에
한 구절 적고 나니, 전체를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빈 공간이 많다.


P.32
바람개비는 바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속도가 만드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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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영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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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단어가 '아날로그'라는 단어이다.

1980년에 태어나 격변의 시대를 알게 모르게 살아오고,
김영삼, 노태우, 김종필 대통령의 연설을 보았던 열 살도 되지 않았던 나이의 시대를 떠올리니
새삼 나도 옛날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고,
그분들의 전성기를 떠올리고 나니 '한 시절 금방이다' 싶어 씁쓸하기도 하다.

<아날로그>라는 소설이 정말 이런 '아날로그'의 의미일 줄은 모르고 선택한 소설.
단어에 대한, 제목에 대한 얼마만큼의 기대도 두지 않고 읽으니 마음에 남는 것이 더 진하고 깊은 것 같기도.

남자 주인공 사토루는 보통 남자들에 비해 연애에 서툴다.
어떻게 해서든 한 번쯤 잠자리로 끌고 가려는 사토루의 친한 친구와 비교해 보아도 참 순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여성'이라는 상대에 '잠자리'는 필수로 따라붙는 개념인 듯 보이고.
나이 든 재벌이든, 회사에서 멀쩡히 일하는 동료든, 사토루 주변엔 사토루만큼 건전한 남자는 없어 보였다.

사토루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바르게 잘 자라왔지만
어머니는 항상 일을 하러 다녔기 때문에 사토루는 소위 말하는 '열쇠아이'로 지내 와서 혼자 있는 게 익숙한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와 대화할 시간도 많지 않았고,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도 어머니 귀가 시간에 맞춰 혼자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휴대폰으로 의미없는 인사를 주고받거나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런 사토루에게 우연인듯 운명처럼 나타난 미유키. 그녀 역시 가볍거나 도도하거나 계산적인 여성이 아니다.
마음이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사토루에게 미유키는 처음 보자마자 마음을 뺏길 만큼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미유키는 목요일 오후엔 늘 '피아노'에 온다는 말로 사토루가 싫지 않음을 드러내고, 두 사람은 굳이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하는 일로 서로 부담을 주거나 상처를 받지 않는 게 좋겠다는 데 같은 의견이었다.
그렇게 '아날로그틱한' 방식으로 연애인 듯 연애 아닌 관계를 이어 간다.

매주 목요일 저녁, '피아노'라는 레스토랑에서 만남을 이어갈 뿐. 약속도 거절도 없는 썸남썸녀로 시간이 흐른다.
그런데 사토루가  며칠간 오사카에서 출장 근무를 하는 동안 목요일 데이트를 한 주 못 나갈 수밖에 없었고,
그 다음 주 데이트까지 놓치고 싶지 않아 핸드폰도 꺼 둔 채로 일에 매진했다.
그런데, 핸드폰이 꺼져 있으니 오랫동안 요양병원에 계시던 어머니가 위급하다는 연락을 회사 동료를 통해 듣고 말았다.
서둘러 도쿄로 올라갔지만, 어머니의 임종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출장과 어머니 장례일정이 겹쳐 2주일간 데이트를 하지 못했지만 미유키는 다행히 사토루를 만나러 왔었다.
재회한 두 사람은 어설프게나마 바닷가 데이트를 나섰다. 그날, 미유키에게서 어머니처럼 따스한 느낌을 받은 사토루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만다.

얼마간의 데이트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매주 목요일 두 사람은 음악회를 보러 가기도 하고 사토루가 친구들과 자주 가는 꼬치집에서 데이트하기도 한다.
그런데 도쿄에 사는 사토루에게 2년 동안 오사카에서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사토루는 미유키에게 청혼을 하기로 맘 먹고 반지를 준비해 '피아노'에서 기다린다.
그러나 미유키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사토루는 3주 연속 목요일 데이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미유키를 단념하기로 한다.

오사카에서 거의 2년의 시간을 보낼 즈음, 미유키를 잊지 못해 레코드점에 들렀다.
미유키와 함께 들었던 음악 중 하나를 기억을 더듬어 골라낸 사토루는 CD에서 미유키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이래저래 수소문을 해 본 결과 미유키가 일찍이 유학을 떠나 스무 살에 피아니스트와 결혼한 적이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별한 후 일본으로 돌아와 이름을 바꾼 채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토루가 청혼하려던 그 날, 미유키는 택시에서 크게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와 뇌신경 손상을 입었다는 것도.
결국 친구의 도움을 받아 약혼자라는 이름으로 미유키의 언니를 만나게 되고,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유키도 만나게 된다.
미유키의 언니가 보여 준 미유키의 일기장에서 사토루를 처음 만난 '피아노'에 대한 내용과
새로운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다는 내용을 읽는다.

사토루는 건축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었는데, 디자인 모형도 종이를 잘라 실제처럼 만드는 아날로그식 방식을 고집하고 있었다.
그것으로 회사에서 빈축을 사기도, 인정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미유키를  다시 만난 후, 그녀와 함께 있어야겠다고 결심했고, 회사에 사정을 말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덕에 두 사람은 더 이상 '목요일 연인'이 아닌, 부부 같은 삶을 살게 된다.
비록 미유키가 사토루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토루는 미유키의 곁을 지켜 줄 수 있어서 행복하기만 하다.
어쩌면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씻어 내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책을 두 번 읽은 경우는 아직 없다.
내가 읽었떤 책 중 마음에 들어서 두 번 세 번 읽고 싶은 책이 꽤 있었지만,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는 이유는 좀 다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왠지 '아날로그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것 같아서다.
여러 모로 편리함을 주는 스마트폰이 있지만 우리는 점점 더 멍청해지고 소중한 시간을 놓치며 사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
천천히 흐르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싶어서다.


*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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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쉽게 만드는 마크라메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마크라메 원데이 클래스
조영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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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이 매뉴얼 종류는 좋아하지도 않고 잘 읽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시간이 갈수록 그런 종류의 텍스트를 읽는 감각이 퇴화해, 간단한 전자기기의 사용설명서조차 어렵게 느껴진다.
실제로 며칠 전에 사들인 브리츠 블루투스스피커 알람 설정도 몇 분이 소요될 정도였다.

뭐든지 대충, 내 방식으로 쉽게 파악하고 진도를 빼버리는 통에 남들보다 빠르게 배우는 편이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허당인 게 많다는 것.



태생이 매뉴얼 종류는 좋아하지도 않고 잘 읽지도 못한다.
시간이 갈수록 그런 종류의 텍스트를 읽는 감각이 퇴화해, 간단한 전자기기의 사용설명서조차 어렵게 느껴진다.
실제로 며칠 전에 사들인 브리츠 블루투스스피커 알람 설정도 몇 분이 소요될 정도였다.
뭐든지 대충, 내 방식으로 쉽게 파악하고 진도를 빼버리는 통에 남들보다 빠르게 배우는 편이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허당인 게 많다는 것.
 
마크라메라는 이름으로 요 몇 년 인테리어 분야에 급부상한 아이들은 살까 만들까의 문제가 아닌,
살까 말까쪽으로 고민의 방향을 틀었다.이 아이들이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고등학교 가사 과목 시간에 마크라메라 불리는 이런 소품을 만들던 기억과 함께 최근까지도 간직하던 나의 작품(?)이 떠올랐다.
뭐든 잘 버리는 내가 아닌데, 미니멀 어쩌고 붐이 일면서 버린 걸까?
어쩌면 집 어딘가에 아직 있을지도 모르고... 집에 짐이 좀 많아야 다 기억을 하지.
물론 이사 온 지 2년이 돼 가지만 아직 완벽하게 정리도 안 돼 있고.
여러 가지 색과 굵기의 실이 조합된 내 작품은 보라색이 주를 이루었었다.
그치만 방법은 마크라메 만드는 법과 똑같다. 그런데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은 건 뭐지...

어쨌거나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하던 살까 말까고민은, 책을 읽는 동안 실을 사자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고난도 기술(내 기준)도 있다.
그렇지만 처음 나오는 초보 단계의 작품 만드는 과정을 보니 두 번째 작품까지는 비교적 쉽게 완성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뒷부분에 나오는 아이들은 좀 더 어렵기도 하고 오래 걸리는 것들이긴 하지만,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척 보면 척!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내가 싫어하던) 매뉴얼은 놀랍도록 쉬웠다.
기성품을 사려면 2만원 가까운 지출에 배송비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소소하게 여러 가지 물건을 사는 데 꽤 많은 비용을 지출을 하는 나로서는 적은 금액이 아니기도 하다.

이 책은 나 같은 x손도 마크라메 만들기를 시도해 보고 싶게 만든다.
우선, 만들기에 앞서 마크라메 만드는 데 사용되는 다양한 실을 소개하고 매듭법도 종류별로 상세히 알려준다.
혹시 이해를 못하는 독자를 위해 QR코드를 이용해 보면서 따라할 수 있는 설명법도 있다는 게 장점!
아주 쉬운 작품부터 소개하기에,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킨다. (뭘 이런 거에 도전까지야~)
이런 책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이렇게 정독하기는 처음이다!
조만간 이 책에 나온 작품을 만들어서 요즘 자주 바뀌는 안방 벽 한 면과 거실 소파 옆을 꾸며 보고 싶다.

핸드폰을 그만 만지고 이런 신사임당스러운 취미에 재미를 붙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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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리 1년만 쉴까?
문평온 지음 / 무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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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휴식의 시간. 그래서인지 보자마자 눈에 들어온 제목의 책 한 권.내용은 슬프고 힘들었던 어느 가정에 대한 읽기 힘든 이야기이지만분량이 많지 않고 문체도 익숙해, 편 지 1시간 만에 금방 읽히는 내용이었다.글쓴이는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후 아이의 건강 문제로 마음에 엄청난 폭격을 맞았다.아이의 목투명대가 평균보다 훨씬 두껍다는 이야기를 들은 날부터아이를 출산한 후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아이의 머리 둘레가 심하게 크다는 것까지한 군데도 아니고 세 군데에 걸쳐 아이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지은이는하루하루 불안불안, 조마조마하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아이를 출산한 후, 혼자 병원 검진과 육아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약해져남편에게 함께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한다.남편은 아이를 돌보며 살림까지 혼자 해내야 할 아내가 걱정되기도 했고아이의 건강에 대한 염려도 컸기 때문에 아내의 제안대로 육아휴직을 하게 된다.예쁘게 꾸며 놓은 신혼집은 1년 동안 임대해 주고동생 집에서 잠시 함께 살다가 제주에서 약 2개월, 가평에서 약 2개월 살기로 했으나동생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을 만났다.그때부터 리얼 방랑생활이 시작되었고 제주, 가평, 친정살이를 걸쳐남편 육아휴직 막바지에는 해외여행까지 경험하기에 이른다.아이가 아픈 상황에 해외여행이 웬 말이냐 하겠지만 몸과 마음이 아픈 이야기, 그런 중에도 용기 있는 결단력과 나름의 소신과 현명한 판단력으로 이겨낸 스토리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 부부를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집어든 오늘.지난 며칠간 죽을 만큼 힘들었던 상처를 딛고 일어난 나에게꼭 필요한 문구를 발견한다.그렇지 않아도 오늘 하루를 마치고 샤워를 하면서'내가 꼭 이겨내야 할 문제가 있어서 이 시련이 끝나지 않는구나.' 신앙적 과제라고 생각하던 차였는데샤워를 마치자마자 이 책을 읽은 것이 역시 내게 주어진 과제를 피하지 말자 결심하게 했다."삶이 내게 주려고 했던 것, 내게 할 말이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면 지난 며칠의 일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물론,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겠지만.왜 항상 지나고 나면 돌아볼 여유가 생길까.폭우 속에서는 비를 피할 처마를 찾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낭떠러지 앞에서는 뒤로 한 발짝만 물러서자는 생각을 하지 못할까.돌이켜보면 정말 쉬운 일인데.이 부부처럼 나도, 우리 부부도 힘든 문제를 함께 풀어가면 좋았을 텐데.책을 읽는 내내 유독 부럽기도 부끄럽기도 한 시간이었다.

 

 

 

*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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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 개정판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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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어떤 스토리인지 짐작이 갈 정도로, 이 책은 유명한 편이다. 특히 크리스천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말로만 전해 들었지, 읽어 본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읽어 보고 싶었다.

고 안수현 씨는 딱히 뭐라 불러야 할지 애매하다.
작가라고 하기에도, 의사라고 하기에도.

내가 붙이고 싶은 수식어는 ‘참 신앙을 실천한 의료선교사’이다.
이 책은 청년의사 안수현이 쓴 글들을 엮은 것이다. 2003년 군의관으로 입대한 그는 2006년 1월, 서른셋의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유행성출혈염에 걸려 매일 정성껏 들여다보던 환자들이 누워 있던 그 베드에 누워 있은 지 2주 정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는 신앙생활을 하는 내내 아낌없이, 이유없이, 쉼없이 가진 것을 전하고 나누는 삶을 살았다. 미니홈피를 통해 다양한 클래식 음악과 CCM, 좋은 책 들을 소개하고 나누기도 했다.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서도 개인적으로 환자들을 방문하며 기도해 주고 찬양 테이프를 전달해 주곤 했다.  

일상이 봉사요, 선교였던 그는 그에게 신앙적 감화를 주었던 목사들과 선배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가르침을 주고 떠났다고 많은 이들이 그를 회고한다.

안수현처럼 생활에 신앙을 끌어들이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모태부터 기독교인이었던 내 주위에서도 극히 보기 드문 일이다.

본문 300,
“아무리 신앙적인 삶의 모본을 보여 준 안수현 역시 당연히 완벽한 인격이 아니었다. 수줍고 외로운 성격에 크리스천다운 모범을 보이려 애쓰려다 남을 불편하게 하고 갈등을 일으킨 적도 있다. 그럼에도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 마음에는 그의 허물은 사라지고 그의 사랑만이 남겨져 있다.”

조문객이 4천 명이 넘었다는 사실로, 예수의 흔적을 따르기 위해 하루하루 충실하고 신실한 삶을 살아간 그의 인생이 얼마나 빛이 났는지 알 수 있다. 그가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웠는지. 4천 명 이상의 기억 속에, 삶 속에 그리고 이제는 그를 회고하는 이 책 곳곳에 녹아 들어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읽는 동안 울컥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코를 움켜쥐기도 하고 급기야는 엉엉 울기도 했다.
나는 왜 작은 부분에 욱하고 억울해하고 화를 내며 살았는지, 대가없이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39년 동안 배워왔으면서, 이 청년의사와 왜 그리 비교되게 살아왔는지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마침, 얼마 전 다시 결심한 내 신앙의 좌표를 다시 마음에 새긴다.
'성령님을 모시기 위해 아침마다 기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자'라는 좌표다.

안수현 이라는 청년 의사는, 나도 할 수 있고 나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었다. 만난 적 없지만 만난 것 같은 강렬한 경험이었다.

책을 읽을 기회를 준 리뷰어스클럽에 특별히 더 감사드린다.


*이 책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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