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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 개정판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7월
평점 :
제목만 들어도 어떤 스토리인지 짐작이 갈 정도로, 이 책은 유명한 편이다. 특히 크리스천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말로만 전해 들었지, 읽어 본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읽어 보고 싶었다.
고 안수현 씨는 딱히 뭐라 불러야 할지 애매하다.
작가라고 하기에도, 의사라고 하기에도.
내가 붙이고 싶은 수식어는 ‘참 신앙을 실천한 의료선교사’이다.
이 책은 청년의사 안수현이 쓴 글들을 엮은 것이다. 2003년 군의관으로 입대한 그는 2006년 1월, 서른셋의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유행성출혈염에 걸려 매일 정성껏 들여다보던 환자들이 누워 있던 그 베드에 누워 있은 지 2주 정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는 신앙생활을 하는 내내 아낌없이, 이유없이, 쉼없이 가진 것을 전하고 나누는 삶을 살았다. 미니홈피를 통해 다양한 클래식 음악과 CCM, 좋은 책 들을 소개하고 나누기도 했다.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서도 개인적으로 환자들을 방문하며 기도해 주고 찬양 테이프를 전달해 주곤 했다.
일상이 봉사요, 선교였던 그는 그에게 신앙적 감화를 주었던 목사들과 선배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가르침을 주고 떠났다고 많은 이들이 그를 회고한다.
안수현처럼 생활에 신앙을 끌어들이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모태부터 기독교인이었던 내 주위에서도 극히 보기 드문 일이다.
본문 300,
“아무리 신앙적인 삶의 모본을 보여 준 안수현 역시 당연히 완벽한 인격이 아니었다. 수줍고 외로운 성격에 크리스천다운 모범을 보이려 애쓰려다 남을 불편하게 하고 갈등을 일으킨 적도 있다. 그럼에도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 마음에는 그의 허물은 사라지고 그의 사랑만이 남겨져 있다.”
조문객이 4천 명이 넘었다는 사실로, 예수의 흔적을 따르기 위해 하루하루 충실하고 신실한 삶을 살아간 그의 인생이 얼마나 빛이 났는지 알 수 있다. 그가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웠는지. 4천 명 이상의 기억 속에, 삶 속에 그리고 이제는 그를 회고하는 이 책 곳곳에 녹아 들어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읽는 동안 울컥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코를 움켜쥐기도 하고 급기야는 엉엉 울기도 했다.
나는 왜 작은 부분에 욱하고 억울해하고 화를 내며 살았는지, 대가없이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39년 동안 배워왔으면서, 이 청년의사와 왜 그리 비교되게 살아왔는지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마침, 얼마 전 다시 결심한 내 신앙의 좌표를 다시 마음에 새긴다.
'성령님을 모시기 위해 아침마다 기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자'라는 좌표다.
안수현 이라는 청년 의사는, 나도 할 수 있고 나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었다. 만난 적 없지만 만난 것 같은 강렬한 경험이었다.
책을 읽을 기회를 준 리뷰어스클럽에 특별히 더 감사드린다.
*이 책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