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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 ㅣ 대원동서문화총서 21
조지프 A.테인터 / 대원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사라져 버린 고대 문명의 중심부에 서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것도 로마와 같이 흔적이 남아 있으면서 지금도 문명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것이 아니라, 중남미 마야문명의 유적지 같은 곳에 있다면 과연 그 옛날 이 거대한 건축물들 속에 사람이 살았을까 하는 의구심 마저 들 것이다.
인간 역사의 발전과 함께 수많은 거대 문명의 공동체들이 생겼다가 살아져 갔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 사라짐에 대해 갖는 의구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미스터리에 까지 다다르기도 한다. 광활한 지역과 꽤 긴 시간 동안 거대문명의 본보기였던 로마제국의 멸망은 아직 까지도 학자들 간에 멸망 원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로마제국의 멸망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문명들에 대한 붕괴의 원인들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이 책은 대부분의 문명이 붕괴한 원인이 간단한 하나의 법칙에 있음을 피력한다.
저자는 케임브리지대의 저명한 고고학자이다. 그의 주장은 매우 세련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능력이 학자답게 논리적이고 치밀하다. 이 책은 기존에 이미 제기 되었던 문명의 붕괴에 대한 많은 가설들, 예를들면 예상치 못한 각종 재난, 자원의 고갈, 사회적 분규, 외세의 침입, 사회적 차원에서의 도덕성 상실 등의 원인들이 직접적인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없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며 그 거대한 문명이 붕괴 된 원인에 대한 기존의 다양한 이론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문명의 붕괴에 대한 그의 이론의 틀은 한계 생산성 체감의 법칙이라는 경제학적 법칙을 인용하는데 있다. '한계 생산성 체감의 법칙' 이란 일정기간 동안은 생산량을 이끌어내기 위해 투입하는 모든 행동(에너지) 이를테면 노동력, 각종 재화, 등이 투입되는 비용량에 비례해서 초기에는 생산량이 증대 되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입 비용량에 비해서 생산량이 점차적으로 감소되어 생산활동 자체가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 된 배경에는 인간의 사회상이 크고,복잡하며, 중앙집권적인 정치구조로 필연적으로 진화하는 속성을 갖고 있는데 있다. 이때 점차로 증가된 사회의 복잡성은 기존과 동일한 생산량을 얻기 위해 과거와 비교해 볼 때 더 많은 비용의 투입을 요구한다는데 있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경제성이 좋지 않은 쪽으로 이행된다.
이 법칙에 의해 분석된 과거 문명의 붕괴 예들은 아주 잘 들어 맞으며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 해줄 뿐만 아니라 기존 이론이 완전히 설명해내지 못했던 부분을 설명해 낸다. 예를 들면 로마제국의 경우, 기존 역사/인류 학자들은 도덕성의 상실, 외세의
침입, 정치체제의 약화 등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와 같은 원인들은 지협적이며 결과론적인 원인은 될 지언정 그 근본적인 원인은 수확체감의 법칙에 있다고 본다. 로마는 커지는 사회적 복잡성으로 말미암아 영토확장 정복사업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따라서 대 제국을 이룩하였지만 증가된 사회의 복잡성은 고비용에서 저비용, 간단한 사회체제로의변화 등 강력한 단순화 곧, 복잡성의 해체 요구에 직면하게 되어 붕괴된 것으로 설명한다.
학자적 관점을 잃지 않고 문명 붕괴의 속내를 찬찬히 이해해 나가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분석의 과정이 잘 들어나 있는 본 저작은 오랜만에 접하는 걸출한 사회과학 도서 이자, 과도한 억측과 상상 이 배제된 학문적 연구의 성과가 돗보이는 뛰어난 문명 분석서이다. 장구한 세월 동안 인류가 걸어 온 문명의 길 그 속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며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준 훌륭한 저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