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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블로그 ㅣ 푸른도서관 22
강미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강미 님의 첫 소설『길 위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소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소설의 문체가 이렇게 시적일 수도 있는 것일까? 이월에서 십이월까지11개의 부제가 필남이의 내적 성숙을 자연의 변화와 자연스레 오브랩되는 것에 놀랐고, 책 속에서 벌어지는 독서토론의 수준에 놀랐으며, 책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걸어갈 길을 모색하도록 이끌어 주는 도서반을 담당한 정현희 선생님의 모습이 아름다워 놀랐었다.
이번에 읽은 『겨울, 블러그』역시 나를 놀라게 한다. 네 편의 소설에서 제각기 인물과 사건에 맞는 문체, 때로는 섬세하고, 때로는 독살스러우며 때로는 고뇌하고 아파하는 인물들의 목소리를 적재적소에서 낼 수 있는 작가의 문체에 놀랐다.
현직 교사인 내가 가끔씩 훔쳐보곤 경악스러워하고 당황해하고 이해할 수 없다며 서둘러 못 본 척 덮어 버리려 했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고 이해하려 애쓴 작가의 애정에 고맙고 부끄럽다.
‘청소년은 청소년이기 전에 인간이다.’라고 한 작가의 말이 오랫동안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