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영혼의 왈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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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왈츠


📝 한 줄 평: 현생의 대학생인 내가 전생에서는 위대한 수학자였던 썰 푼다.

📌추천 대상: 전생 체험을 생생하게 활자로 느껴보고 싶은 이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풍부한 상상력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은 항상 독자들을 설레게 한다. 이번에는 어떤 상상력으로 나를 놀라게 할 것인지 기대하며 읽는데, 그 기대를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 ‘영혼의 왈츠‘ 또한 마찬가지이다. 퇴행 최면을 통해 전생을 체험한다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그 최면을 통해 주인공 외제니의 전생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2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이름이 나온다. 전생 체험을 하니 내가 인류 역사의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 되었다면 더더욱 이 최면을 계속하고 싶을 것 같다. 다만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이 최면을 시행한 건데, 외제니가 종말을 막는 데 큰 역할은 했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다른 인물 같기도 해서 뭔가 개연성이 약간 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재독하면서 놓친 복선이 있는지 다시 찾아봐야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결말 부분에서 외제니가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소설가가 되어야한다는 사명을 알고 글을 쓰겠다 다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부분에서 외제니와 작가가 겹쳐 보이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충격을 받고 책이 끝난다. 약간의 열린 결말로 끝나는 듯 해서, 외제니가 12만년만에 만난 영혼의 형제와 결국 교합을 이루었을지 궁금해진다.

퇴행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을 체험한다는 건 중독될 만큼 흥미로울 듯 하다. 활자로 읽기만 해도 너무 흥미로워 보이는데, 실제로 체험을 했고 언제든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전생 체험이 가능하다? 나라도 중독될 듯 하다. 그런 와중에 엄마의 말을 기억하고 사명을 지키려 노력한 외제니가 기특하기까지 하다. 그런 와중에 현생에서 외제니가 니콜라와 겪는 갈등을 보면 급박하기 그지없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허겁지겁 읽게 된다. 오랜만에 읽는 신작이지만, 역시라는 말을 덧붙이게 된다. 어린 시절, ’개미’를 처음 읽었을 때의 전율이 정말 간만에 느껴져서 상상력은 어디까지 펼쳐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대단하다는 말만 계속 하는 것 같은데, 책을 읽은 소감 그대로를 적는 거라 과장이 아니다. 이미 많은 책을 썼는데도 고갈되지 않는 상상력이 너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다른 신작을 이미 냈다고 한다.(!) 열린 책들에서 하루 빨리 신작도 번역해서 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이번 도서전에서 베르베르 작가가 최재천 교수님과 함께 하는 강연을 들었는데, 느끼는 바가 많았다. 소설가로 활동한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짝이는 눈과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베르베르 작가가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며 그 일을 말할 때 행복해 보이는 사람의 표정은 누구나 닮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메마르지 않는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일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여전히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있고 ’영혼의 왈츠‘는 여지없이 그 부분을 담아내고 있다. 읽는 사람마다 다른 세계를 맛볼 것 같아 ’영혼의 왈츠’를 읽은 이들의 감상이 궁금하다. 천사들의 제국과 연결되는 세계관이라 연결되는 세계관을 보고 싶은 이들도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개미’를 읽었을 때의 전율을 기억하는 독자들, 상상력으로 촘촘히 쌓아올린 세계관이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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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 마, 죽지 마, 사랑하게 될 거야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0
권혜영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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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사랑하게 될거야

 

한 줄 평: 19금 웹툰에 빙의한 주인공이 현재의 삶을 살아내는 걸 지켜보며, 내가 받았으면 하는 응원을 주인공에게 보내는 책.

 

 

추천 대상: 삶의 고단함을 느끼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위로받기를.

 

 

책을 순수 재미를 얻기 위해 읽는 나로서는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웹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다 아는 회빙환 소재에 주인공이 19금 웹툰에 빙의한 사람이라니! 도파민 독서를 지향해서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선정되었다. 책의 초반 부분을 읽으며 밖에서는 못 읽겠는데, 싶었다. 종이책인데도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부착해서 나만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달까. 19금 웹툰에 빙의한 주인공이라는 걸 티내는 것처럼 묘사나 인물의 대사가 자극적이라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며 읽었다. 묘사가 노골적이긴 하지만 나는 성인이니까 당당하게 읽었다. (북커버 씌우고 책을 조금만 펼친 채로)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무엇을 사랑하게 될지 궁금했다. 사랑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그 대상은 항상 상대방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대상은 사람일 것이라고 제한을 둔 채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의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와 내 인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는 내가 덕질에 쏟는 애정만큼 나 자신에게 신경 쓰고 사랑을 쏟아본 적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의 대사가 떠올랐다.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살길 바라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도, 여전히 ‘나 자신’이 잘 살기를 바라고, 내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바라는 것. 행복하기 위해서 애쓰지 않아도 되고 어떠한 존재가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 지금 힘들면 주저앉아 있어도 된다고. 시간 지나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다고. 책 읽는 내내 네가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것을 알기에 잠깐 주저앉은 걸로 너 자신을 비난하지 말라고, ‘나’로 존재해도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책이 끝나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것 또한 내 인생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니 그 결말도 이해되었다. 마냥 행복할 수도 없고 모든 게 다 논리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인생이니까. 그것까지도 내 삶이니까. 지금 삶의 고단함에 짓눌린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인상깊은 문장

p.94) 결말이 나지 않았어도 훌륭한 이야기는 존재하니까.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쓰여 있는 것이 비록 '끝'이 아닌 '다음 편에 계속'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각자 빛이 나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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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감촉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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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감촉, 은희경』

📌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1️⃣책을 통해 ‘나이 먹음‘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세월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은 사람들
2️⃣삶이 힘들 때에도 그 시간을 견디는 삶의 태도를 알고 싶은 사람들
3️⃣‘은희경‘이라는 이름에서 설렘을 느끼는 모든 이들

노년의 여성이 주인공인 책은 흔치 않기도 하고 은희경 작가님의 문장들을 워낙 좋아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크게 특별한 사건은 없고 큰 갈등도 없지만 내내 약간의 먹먹함을 안고 읽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글자로 읽으면서 서로 사랑했던 시간, 누군가와의 이별을 겪었던 시간 등을 겪으며 그 때 겪었던 감정들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내 일이었을 때는 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조하는 느낌이랄까.

엄마가 종종 “나이 먹어서 좋을 게 하나 없어.”라는 말을 하신다.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때, 내리막길을 걷다가 발목을 삘 때, 체력이 떨어져 오래 걷는 게 힘들어질 때 등등 엄마가 늙는다는 것의 야속함을 느끼실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 담담하고 관조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졌는데, 당사자가 겪는 노화를 내가 겪는 듯한 착각을 하게끔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걸 체감하는 게 가끔은 못내 서러워서 말로 터져나오는 것을 알게 한다.

엄마가 가끔 나이 먹는 게 서럽다고 할 때마다 엄마 말을 들으면서 “그니까~”하며 맞장구를 치다가도 가끔은 ’나이 먹는 건 당연한 건데 어쩔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어렵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조차도 내가 겪는 일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고, 나도 가족의 일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해소시킨다. 노화를 혐오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서글픈 감정을 가끔 입 밖으로 꺼낸 것뿐임을 알게 한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해가는 육체를 바라보며 노화의 감각을 직면하는 것. 그게 이 책에서 경선과 안나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읽는 내내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곱씹으며 읽는 모든 순간이 좋았지만 책을 덮으며 좋았던 순간들도, 힘들었던 순간들도 전부 시간이 지나며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된 것임을 깨닫게 되는 것까지가 좋았다. 소설책인데도, 문장 하나하나가 철학적인 느낌이 크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세월을 간접적으로 겪게 하면서, 삶이 힘들 때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디는 방법을 보여주는 느낌이라 철학책같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일은 겪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은 흐릿해져 그 시간이 잘 기억나지 않기도 한다. 그러면서 ’난 그 일을 겪지 않았더라도 지금처럼 살텐데.‘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겪은 모든 일들은 없어진 게 아니다. 그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나’가 만들어 진 것이다. 나의 일부가 되어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는 내 시간들. 형체를 느낄 수 없지만 과거의 시간이 팔을 어루만지면서 지금 겪는 힘든 시간은 견딜 수 있어, 라며 응원을 보내는 것 같다.

문장을 곱씹으며 천천히 읽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나가 경선의 속도에 발맞춰 시나브로 걸어가는 것처럼 , 책을 통해 그들의 시간을 함께 읽어나가고 싶어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겪는 노화를 혐오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는 것 같다. 조용하고 담담한 문장들로 쓰인 책이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은희경 작가님 특유의 담담한 문체가, 조용히 나에게 위로를 보내는 듯 하다. 눅눅한 공기가 가득한 지금, 여름밤의 계절감에 어울리는 책을 읽고 싶다면 ’시간의 감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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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의 발견
김민철 지음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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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그 책을 읽은 독자 수만큼의 감상이 새로 생긴다. 책은 분명히 한 권인데 독자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기에 같은 책을 읽어도 감상이 다른 건 당연한 일이다. 각자의 배경 지식과 경험에 의거하여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데, 이때의 일도 오독이라 할 수 있다. 오독이 틀린 것이라 아니라 각자 다르게 읽을 수 있는 것이고, 여러 번 읽을수록 감상이 달라지기도 하는 게 독서라서 작가님은 자신이 주최하는 ’오독 북클럽’ 내에서 읽은 책들을 소개하며 ‘오독의 즐거움‘을 설명하신다. 이 때의 오독은 여러 번 읽는 것일수도 있고,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일 수도 있다. 뭐든 상관 없다.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틀린 생각이 아님을 받아들이고, 감상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즐기면 되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니 에르노의 책을 소개하는 부분이었다. 농사일을 하는 아버지는 그대로인데, 아니 에르노는 점점 지식을 쌓고 유식해지면서 1차 산업에 종사하는 아버지를 자연스레 부끄럽게 느낀다. 이 부분이 유독 와닿았던 이유는 내가 부모님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 에르노와 겹쳐보여서가 아닐까 싶다. 부모님은 그대로인데, 내가 좀 더 지식을 쌓았다는 이유로 이렇게 옛날과 달라질 수 있다니. 아니 에르노는 이걸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글로 풀어내면서 알았지만, 나는 작가님의 글을 통해 아니 에르노의 태도를 알게 되었으니 그보다는 더 빠르게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이 현실과 닿아있다는 걸 이렇게도 알게 되어서 신선하기도 하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부분이라 가장 마음에 남는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남을지 독서모임 하는 친구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작가님의 책 한 권을 다 읽었는데, 읽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드는 책만 20권 가까이 생겼다. 상반기에는 작가님이 소개하신 책들 위주로 읽어봐야겠다는 목표까지 생겼다. 이렇게 따스하면서도 솔직한 글을 쓰는 사람이 추천하는 책은 얼마나 재미있을지, 그 책들을 내가 읽으면 어떤 감상이 남을지 궁금하다는 마음이 가득 생긴다. 심지어 한 장르에 국한되어 책을 소개하시는 게 아니라, 고전, 노벨 문학상 수상작, 에세이, 비문학 등 여러 장르의 책을 소개하셔서 독서 편식을 안 할 수 있다. 나는 유구한 비문학 싫어 인간인데 내가 ’코스모스’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 다했다. 작가님이 집필하시며 참고한 책들이 목차와 맨 마지막 페이지에 나와있는데, 그 책들을 다 읽고 나서 읽으면 물론 좋겠지만, 읽지 않고 ‘오독의 발견‘을 읽어도 무방하다. 오히려 읽고 싶은 책이 더 늘어난 채로 독서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

작가님의 전작인 ’어떤 요일‘ 시리즈를 읽고 이런 문장을 쓰는 작가님은 어떤 분이실지, 이 분의 신작은 꼭 챙겨서 읽어야지 싶었는데 서평단이라는 좋은 기회를 통해 신작을 먼저 읽을 수 있어 책 읽는 기간 내내 너무 행복했다. 올해 유독 바빠서 현생을 사는데 치여 살았는데, ’오독의 발견‘을 읽는 동안은 현실과 유리되어 나만의 세계에 빠져 나와 같은 이들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좋았던 책이라, 작가님이 소개하신 책들을 다 읽어보고 나만의 감상을 조금이라도 문장으로 남긴 뒤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 때의 감상은 지금과는 전혀 달라질 수도 있고, 이번에는 무심코 흘려보낸 문장에서 예기치 못한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지. 2독을 했을 때는 어떤 감상이 쌓일지 무척 기대된다. 내가 대부분의 책을 1회독만 하는 사람이라 재독이 이렇게까지 재밌을 수 있겠구나를 간접적으로 느낀 책이라 꼭 재독하면서 감상을 축적해보고 싶다.

집에 쌓여 있는 수많은 책을 외면하면서 신간과 도서관 책을 찾아 읽는 적독가들이(나를 말하는 것이다) 읽으면 ’오독의 발견’에 소개된 책 중 집에 있는 책들부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 것이라 적독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책을 읽고 호불호 상관 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감상 나누기를 즐겨하는 독서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불호 후기가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님을 인지하고, 타인의 감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배울 수도 있어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읽고 나면 좋은 문장을 읽었을 때의 몽글몽글함과 설렘이 남을지,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할지, 소개된 책을 이미 읽었는데 다른 감상이 남을지 이야기거리가 많을 듯 해서 독서모임으로 함께 읽기 좋은 책이라 추천한다.

p. 85)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 대부분이 어느 정도 이런 경험을 하지 않나요? 우리 모두 부모님에게서 “자기 혼자 잘나서 저렇게 큰 줄 알지” 같은 말들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나요? 우리가 자라면서 우리의 세상은 점점 커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커진 세상에서 문득 부모님의 세상을 보는 순간 그곳은 보잘것없이 보이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는 세상처럼 느껴지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우리의 부모를 ‘배신‘합니다. 이 상황에서 아니 에르노는 어떤 자리에 설까요?

p. 208) 좋아하는 마음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 마음은 무리하지 않는 법을 모르기 떄문에 매번 더 무리하며 좋아하는 마음을 더 키워가는 방법밖에 모른다. 심지어 좋아하는 마음을 크게 자랑했더니 같이 좋아하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내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다. 결국 나는 좋아하는 세상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부족한 나이지만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부족하므로 우리가 모이면 완벽하다. 이것이 내가 만든 나의 일이다. 이것이 내가 만든 나의 세상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도, 때론 너무 오독이어도, 때론 오독한 것까지도 다 잊어버려도, 이 세상을 내가 벅차도록 좋아하고 있다는 것만은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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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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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북클럽 활동을 통해 한 달 동안 꾸준히 읽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고, 과학자들이 최초로 발견한 게 어떤 의미인지, 인류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말 그대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역사’를 알 수가 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은 책의 저자인 빌 브라이슨이 많은 사람들이 과학에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해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쓴 책이라 생각한다. 인류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의 역사를 한 권으로 풀어낸 책인데, 어렵지 않게 그 지식들을 쌓을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 책인가..!

사실 장르가 비문학이고 책의 두께가 636쪽에 달하는 벽돌책이라 절대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몇 일 내로 다 읽는다는 생각보다, 하루에 한 챕터씩 끝낸다는 생각으로 읽다 보면, 어느새 완독이 가까워지고 뿌듯함과 만족감이 차오른다. 한 챕터당 페이지수는 많지 않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어서 공부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책의 문체나 용어가 어려운 편은 아니라 필기하면서 읽다 보면, 금방 한 챕터를 읽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덕분에 올해의 목표인 비문학 10권 읽기 중 한 권을 채운 만족감에 다음 비문학 책은 그 악명 높은 ‘코스모스‘를 도전해볼까, 하는 무모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

까치북클럽을 통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덕분에 벽돌책인 비문학에 겁부터 먹지 않게 되었다. 천천히, 그리고 함께 책을 읽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과학과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올해는 과학책을 읽는 게 목표이신 분께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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