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지마, 죽지마, 사랑하게 될거야
한 줄 평: 19금 웹툰에 빙의한 주인공이 현재의 삶을 살아내는 걸 지켜보며, 내가 받았으면 하는 응원을 주인공에게 보내는 책.
추천 대상: 삶의 고단함을 느끼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위로받기를.
책을 순수 재미를 얻기 위해 읽는 나로서는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웹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다 아는 회빙환 소재에 주인공이 19금 웹툰에 빙의한 사람이라니! 도파민 독서를 지향해서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선정되었다. 책의 초반 부분을 읽으며 밖에서는 못 읽겠는데, 싶었다. 종이책인데도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부착해서 나만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달까. 19금 웹툰에 빙의한 주인공이라는 걸 티내는 것처럼 묘사나 인물의 대사가 자극적이라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며 읽었다. 묘사가 노골적이긴 하지만 나는 성인이니까 당당하게 읽었다. (북커버 씌우고 책을 조금만 펼친 채로)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무엇을 사랑하게 될지 궁금했다. 사랑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그 대상은 항상 상대방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대상은 사람일 것이라고 제한을 둔 채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의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와 내 인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는 내가 덕질에 쏟는 애정만큼 나 자신에게 신경 쓰고 사랑을 쏟아본 적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의 대사가 떠올랐다.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살길 바라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도, 여전히 ‘나 자신’이 잘 살기를 바라고, 내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바라는 것. 행복하기 위해서 애쓰지 않아도 되고 어떠한 존재가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 지금 힘들면 주저앉아 있어도 된다고. 시간 지나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다고. 책 읽는 내내 네가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것을 알기에 잠깐 주저앉은 걸로 너 자신을 비난하지 말라고, ‘나’로 존재해도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책이 끝나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것 또한 내 인생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니 그 결말도 이해되었다. 마냥 행복할 수도 없고 모든 게 다 논리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인생이니까. 그것까지도 내 삶이니까. 지금 삶의 고단함에 짓눌린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인상깊은 문장
p.94) 결말이 나지 않았어도 훌륭한 이야기는 존재하니까.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쓰여 있는 것이 비록 '끝'이 아닌 '다음 편에 계속'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각자 빛이 나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