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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평점 :
부모님의 이혼 후 외가에서 살다 대학에 진학을 하면서 기숙사에 사는 호은. 갑자기 찾아온 아빠가 맡긴 이복 여동생 '승지'를 데리고 엄마 집에 간다.. 엄마 집에서 승지와 함께 지내며, 외로웠던 자신을 채워가는 호은. 과연 호은은 혼자라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승지를 맡긴 뒤 홀연히 사라진 아빠는 찾을 수 있을까.
K-장녀라면 무조건 공감갈 내용이 너무나 많았다. 주인공은 외동인데도 대한민국의 딸이라면 장녀든 차녀든 상관없이 공감가는 내용이 많다고나 할까. 더불어 내 대학생 시절을 많이 되돌아봤다. 그때는 내게 애정을 주는 존재가 너무나도 기꺼워서, 그 사람이 내 세상의 전부인 것마냥 굴 때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사람 간의 관계가 어려워 첫만남 이후의 관계를 이어가는 걸 두려워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받고 싶었던 것 같다. 장녀로서의 부담감, 책임감 등으로부터 짓눌림이 가장 극대화되던 시절이라 어린 시절보다 더 사랑받고 싶었던 것 같다. 너무나도 내가 느끼던 감정들이 그대로 소설에 녹아 있어서 읽으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시절을 지난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그 시절의 모든 방황, 고난, 원망 등을 모조리 품고 사는 게 인생이다. 나뿐 아니라 모든 이가 그렇다. 그렇지만 그걸 모두 끌어안고 살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게 아니라, 한숨 한 번 쉬고 이걸 털어내자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메세지를 준다. 충분히 아파하고, 원망하고, 회피하더라도 사랑은 이걸 이겨낸다는 걸. 그리고 그 사랑을 누가 채워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채워가는 모든 과정이 내 삶이고, 나라는 사람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