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 클럽 ㅣ 반올림 65
김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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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생, 자발적 아싸, 인싸 부반장

성격도, 살아온 환경도 너무나도 다른 세 아이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하기 위한 독서 클럽에서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만나는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라는 고전의 제목이 왠지 익숙하다 싶었는데 고등학생 때 영어 교과서 본문으로 봤던 것 같다.

아마 딱 열일곱.

어렴풋이 남아있던 그때의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며 잔향처럼 피어올랐다.

정말 솔직히는 내용조차 잘 떠오르지 않지만 글의 분위기가 묘하게 이 '프루스트 클럽'과 닮았었다고 느꼈다.


열일곱, 가장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며 그 어느때보다 많은 또래에 둘러싸여있는 시기.

그러나 아직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지라 관계를 맺는 일도 유지하는 일도 서툴고 어렵기만 한 시기.

책 속의 아이들도, 실제로 나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인 관계 속에서 상처를 참 많이도 주고 받았다.


그럼에도 지나고 보니 한없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스스로 선택하지도 않았던 만남이 상당히 눈부시게 머물렀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잊어가더라도 그 시절을 잃어버리더라도

그런 시간을 보냈었다는 것,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이기에

도망치고 후회했던 그 모든 일조차 추억 한 조각 정도로는 남겨둘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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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반짝일 오늘의 글리터 - 완벽함보다 나다움을 택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의 본격 민낯 에세이
유앤아인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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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표지가 너무 아름다워서 홀린듯이 신청했는데, 자세히 보니 아름다운 건 표지만이 아니었다.

완벽보다 ​나다움을 택하는 사람.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 너무나 가슴이 찡해지는 따스함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은 실패를 대하는 의연한 태도를 제시한다. 

인생은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고 기대가 무너지는 일은 흔히 일어난다. 하지만 그건 내 '도전'이 실패한 것이지, 내 '삶'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꺼려하지만 한번도 실패하지 않은 삶이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성공만 하는 인생이라면 역설적으로 성공의 소중함을 모를 것이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실패는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주는 발판이며, 이후에 마주한 성공의 기쁨을 더욱 크게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과정인 것이다.


두 번째로, 스스로의 삶을 보듬어주는 마음가짐을 제시한다.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모든 불행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된다고. 외모, 목소리, 성격, 재산, 인기 등 세상은 끊임없이 서로를 비교하며 경쟁을 부추긴다.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을 가져서 그 누구보다 비교와 경쟁을 가까이에서 경험했을 사람이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이렇게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지며, 그걸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집필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 참 대단하고, 감사했다.


모든 사람은 모든 면에서 각자 다르기에 나와 다른 점을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열등감이든 우월감이든 그게 내 마음의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면 안 된다.

타인과의 비교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으니까. 누구보다 뭘 잘해도, 누구보다 뭘 못해도 나는 나 자체로 특별하고 빛나는 사람임을 결코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새삼스럽지만 굳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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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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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아직까지는 떠나보낸 경험이 없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경험을 여러 번 마주한 적이 있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심지어는 그저 꾸며낸 이야기일지라도 사는 세계가 달라지는 이별은 언제나 마음을 서글프게 만든다.

조금 더 곁에 있어주지, 하는 속상함

조금 더 시간을 함께 보낼걸, 하는 후회

더이상 이 세상에서는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괴로운 사실

사무치는 그리움

그 모든 감정을 백퍼센트 이해한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언젠가 나에게도 올 순간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 끝나는 건 아니다. 어떤 이야기든지 기억해주는 사람은 남아있을 테니까.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위해, 실제로 존재하고 존재했던 모든 삶을 위해 건강한 이별을 보여준 따뜻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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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가해자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손현주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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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게 도서를 무료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감당해야 하는 압박이 있다.
사춘기 소년의 방황, 한순간의 실수. 계기는 사소했지만 감당해야 할 결과는 고작 열여섯 살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웠다.
은폐해야 한다, 자수해야 한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혹은, 주인공의 부모님이었다면?

정신없는 상황에 자각할 새도 없이 일어난 사건. 악의가 없었기에 억울하지만 확실한 피해자가 나왔으니 변명할 수 없다. 하지만 범죄자가 된다는 건 너무 무섭다. 도망치고 싶은 게 당연한 심리다. 그렇게 도망치면 없었던 일이 될 수 있을까? 내가 한 짓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고, 무엇보다도 스스로가 똑똑히 기억하는데? 다른 작품의 대사를 빌리자면, 죄책감보다 빨리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의 핵심은 중심사건 그 자체보다도 인물들의 갈등 특히 내적 갈등의 묘사에 있다. 모두가 잘못을 하지만 모두의 심리가 이해된다. 가장 친밀한 관계이기에 오히려 가해자가 되기도 쉬운 사이. 인물들의 잘못, 경중을 따지기보다 결국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까에 집중하게 된다.

죄를 인정하고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 도망치지 않고 책임질 용기가 있는가? 이 질문은 책 속 인물들을 넘어 현실의 우리에게도 다가올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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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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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한끼/오팬하우스)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조난 당해 꼼짝없이 죽을 위기의 상황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놓고 가기 전 조금이라도 후련해지려고 했는데, 갑자기 살인자의 고백이 등장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래도 어차피 여기서 다 죽으니까 좀 찝찝하긴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버렸다면?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이 책은 일단 표지가 아주 재미있다. 특이하게 겉표지가 탈부착(?)이 가능한데, 한번 펼쳐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초반에는 가볍게 읽었는데 읽다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악인이 아닌 사람은 없다'.

표면적인 주제는 첫 번째 문장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번째 문장이 마음에 남는다.


불륜, 음주 상태로 근로, 도박, 살인. 네 가지 모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위지만 누구에게 물어도 살인보다 나머지가 더 나쁘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기다 완전한 불륜이 아니라 그저 첫사랑과 사진을 찍었을 뿐인 유부남, 술을 싫어한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은 술을 좋아할 뿐인 수영 강사,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합법적인 경로로만 가끔 도박을 했던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다면? 이유 없는 세 번의 살인은 더욱 죄질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모든 죄는 합리화로부터 시작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 정도는 쟤보다 낫지, 법적으로 처벌받을 정도는 아니잖아, 그러니까 난 쟤를 단죄할 자격이 있어.

나의 잘못을 과소평가하고 타인을 정죄하는 순간 이야기 속의 비극은 우리의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크든 작든 한번도 죄를 짓지 않는 무결한 선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군가의 죄를 비난하거나 그 사람을 정죄할 자격이 있는가?

이 책은 우리 모두 악인이 될 수 있다고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한편으론 섬뜩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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