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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평점 :

* 이 리뷰는 출판사(한끼/오팬하우스)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조난 당해 꼼짝없이 죽을 위기의 상황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놓고 가기 전 조금이라도 후련해지려고 했는데, 갑자기 살인자의 고백이 등장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래도 어차피 여기서 다 죽으니까 좀 찝찝하긴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버렸다면?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이 책은 일단 표지가 아주 재미있다. 특이하게 겉표지가 탈부착(?)이 가능한데, 한번 펼쳐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초반에는 가볍게 읽었는데 읽다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악인이 아닌 사람은 없다'.
표면적인 주제는 첫 번째 문장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번째 문장이 마음에 남는다.
불륜, 음주 상태로 근로, 도박, 살인. 네 가지 모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위지만 누구에게 물어도 살인보다 나머지가 더 나쁘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기다 완전한 불륜이 아니라 그저 첫사랑과 사진을 찍었을 뿐인 유부남, 술을 싫어한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은 술을 좋아할 뿐인 수영 강사,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합법적인 경로로만 가끔 도박을 했던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다면? 이유 없는 세 번의 살인은 더욱 죄질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모든 죄는 합리화로부터 시작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 정도는 쟤보다 낫지, 법적으로 처벌받을 정도는 아니잖아, 그러니까 난 쟤를 단죄할 자격이 있어.
나의 잘못을 과소평가하고 타인을 정죄하는 순간 이야기 속의 비극은 우리의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크든 작든 한번도 죄를 짓지 않는 무결한 선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군가의 죄를 비난하거나 그 사람을 정죄할 자격이 있는가?
이 책은 우리 모두 악인이 될 수 있다고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한편으론 섬뜩하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