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방 - 개정증보판
오쓰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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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도망칠 기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런 기회는 없다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기서 도망칠 방법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일본에서 마성의 천재 작가라고 불린다는 오츠이치이 책에 수록된 11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무려 5편이 이미 영화화되었다고 한다사실 단편은 추리소설의 맛을 완전히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했다트릭이나 복선 같은 것을 뿌리고 회수하려면 그만큼의 분량이 필요할 텐데사건이 진행되기에는 너무 짧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세를 떨쳤다는 오츠이치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아서 소설이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했는데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과연 천재라고 불릴 만하다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익히 들은 것처럼 잔인한 장면들도 있었다반면에 어떤 작품들은 진지하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이 시종일관 유머러스하여 블랙코미디를 읽는 듯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그래서인지 팬들은 작품마다 검은 오츠이치와 하얀 오츠이치로 나누기도 한다고 한다그를 어느 특별한 장르로 분류하기 힘들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각 단편마다 50페이지 내외의 짧은 호흡으로 모든 작품이 개성있고 뚜렷하다필요한 만큼의 묘사만 곁들여 나머지 부분은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사건의 시작과 끝은 더없이 확실하게 맺는다거기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반전으로 독자의 머리를 때리는 힘이 정말로 일품이다깔끔하다못해 절도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모든 단편이 인상깊었지만 특히 많은 여운을 남긴 것은 일곱 번째 방그리고 SO-far카자리와 요코였다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일곱 번째 방은 갑자기 어느 콘크리트 방에 납치되어 갇혀버린 남매의 이야기를 다룬다창문 하나 없는 그곳에서 둘은 작은 도랑을 발견하고아직 초등학생인 주인공은 작은 몸집을 이용하여 도랑을 빠져나가 다른 방에 도착한다알고 보니 그 도랑을 통하여 일곱 개의 방이 연결되어있었고각각의 방에는 따로 납치된 사람들이 갇혀있었다다른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납치범에 대한 단서를 추리하던 남매는 일곱 개의 방에 얽힌 규칙을 알아내게 된다.


첫 소설을 읽은 후에 다른 단편에 대해서는 사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읽기 시작했다이만한 작품을 쓰는 작가이므로 다른 단편도 대단할 것이라는 기대와이미 제목으로 붙인 단편에 저력을 다했을 것이므로 나머지 단편은 그저 그럴 것이라는 의심 반이었다그러나 나머지 소설들도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좋았다섬뜩함과 기괴함혹은 어두운 웃음이 특징이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적어도 나는 정말 즐겁게 읽었다.


왜 이 짧은 단편들이 영화화되었는지 완독하고 나니 이해가 간다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이 이야기들이 예술인들에게 큰 영감이 되었을 것임이 분명하다짧은 단편소설일지라도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집이다오츠이치라는 이름이 기억에 남아 앞으로 이 작가의 신작을 챙겨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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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 세계사, 한국사, 미술, 음악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김정화.김혜경 지음, 서원초등학교 교사연구회 감수, 박현주 기획 / 소울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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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것은 아는 것이 선행될 때 더 깊어집니다.

경험이 더해지면서 축적되는 지식은 나의 감각을 다듬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감성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교양서,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다. 세상은 역사가 쌓일수록 복잡해지고 배워야 할 것은 참 많으니, 도대체 어느 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이 험난한(?)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처럼 왠지 모를 이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명쾌하고 깔끔하게 해답을 내려 줄 가벼운 교양서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바로 이 책처럼.

책 앞머리에 실린 추천사부터 참 마음에 든다. 지식은 아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풍부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내면의 자양분으로서 존재한다는 것. 음악이든 미술이든 무언가를 모르고 볼 때와 알고 볼 때의 차이점은 너무나 크다. 세상을 좀 더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지식은 꼭 필요하다.

이 책은 크게 세계사, 한국사, 미술. 음악, 이렇게 네 파트로 나뉘어 있다. 이전 시리즈인 1권에서는 국어, 수학, 과학, 사회에 대한 지식을 다루고 있었다고 한다.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라는 제목답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려있던 필수 지식 위주로 짜여있다. 그래서 결코 어렵지 않다. 읽으면서 앗, 이건 다 아는 건데, 하고 자만심이 차오르는 부분들도 꽤 많다. 한 주제당 1~2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아주 짧기 때문에 부담도 없다.

‘인류 최초의 문명은?’처럼 조금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지식이 있는 반면, ‘그리스 시대에는 왜 남자 누드 조각상을 많이 만들었을까?’와 같이 흥미롭고 재미있는 지식들도 많이 있다. 작가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시간 순서대로 읽기를 추천했지만, 목차를 훑어보고 원하는 내용만 골라읽어도 괜찮을 듯 보인다.

나의 상식들을 가볍게 복습하는 느낌으로 읽기에도 좋고, 자녀가 있다면 함께 읽으며 소통하고 대화하기에도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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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을 밝히는 사람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6
아리네 삭스 지음, 안 드 보더 그림, 최진영 옮김 / 지양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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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을 밝히는 사람'은 도시의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알아가는가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날이 어둑해진다 싶으면 줄지어 선 가로등이 스스로 켜지며 빛을 내기 시작하지만가로등이 처음 생겼던 19세기에만 해도 사람이 직접 가로등을 하나씩 밝혀야 했습니다거리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죽마라고 부르는 막대기를 탄 사람이 길마다 걸어 다니며 부자 골목가난한 골목 가릴 것 없이 모든 가로등을 밝혔습니다.

 

가로등을 밝히는 사람은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 저녁에도 어김없이 또각또각 골목을 다닙니다높은 죽마 위에 올라선 그는 집집마다 창문 너머로 이웃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을 보기도 하고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를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따뜻한 이야기만 있을 수는 없듯이슬픈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모습도 그는 지켜봅니다사랑하는 사람에게 답장이 오지 않을 편지를 매일 쓰는 아가씨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아픈 아내를 돌보는 남편외로운 외국인자식을 잃은 노부부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그들을 보며 안타까운 한숨을 내쉽니다.

 

그러다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합니다추위가 거세질수록 가족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의 커튼은 내려지지만안타까운 사람들의 커튼은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려 있습니다누군가를기적을별똥별을 기다리듯이 말입니다.

 

가로등을 켜는 사람은 이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집으로 돌아와서 밤새 여러 통의 편지를 쓴 그는 다음 날 저녁그 편지를 아가씨와 노부부어린아이와 외국인에게 보냅니다그 편지로 인해 외롭고 불안했던 이웃들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마음을 쓰다듬게 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도 도시의 사람들은 꽁꽁 닫은 문짝만큼이나 마음 역시 닫은 채로외로움을 숙명처럼 여기며 주위 이웃들을 돌아볼 틈 없이 살아갔나 봅니다선한 마음으로 이 외로움을 지켜보고 유대를 이어주는 이들이 있기에 아직은 세상에 온기가 있다고 믿을 만합니다누군지도 모를 낯선 이들을 위해 밤새도록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린가로등을 밝히듯 사람들의 마음도 밝힌 이처럼요.

 

추운 겨울의 차갑고 쓸쓸한 공기부터 소중한 이웃을 만난 사람들의 훈훈한 미소까지분위기를 포근하게 그려 낸 삽화가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듭니다겨울바람만큼이나 차가운 도시에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마음속에 가로등을 켜듯 밝은 울림을 주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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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 다클리 필립 K. 딕 걸작선 13
필립 K.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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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선한 사람이야끔찍한 취급을 당했을 뿐이지.

하지만 당신 삶은 끝나지 않았어.

언젠가지금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당신도 예전처럼 세상을 볼 수 있게 될 거야.

세상이 당신을 위해 돌아와 줄 거야.

 

 프레드는 마약반의 잠입 수사관으로서신종 마약인 ‘D물질의 공급원을 쫓고 있다성공적인 수사를 위해서 그는 밥 아크터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마약 소굴로 들어가 중독자들은 물론 대량 공급자들과도 가까이 지낸다자연히 그 역시 D물질에 중독된 상태이다프레드가 밥 아크터라는 사실은 경찰 최상부를 제외하면 아무도 모른다. D물질의 공급원은 거대한 힘과 자금력을 지닌 비밀집단이어서누구에게든 자신이 수사관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목숨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그래서 수사관들은 경찰 본연의 임무를 다할 때는 실제 모습을 숨겨주는 스크램블 수트를 입고 있다그게 수사관들끼리만 모이는 자리일지라도.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상사로부터 밥 아크터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그의 임무는 아크터의 집에 설치한 홀로스캐너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수상한 점이 있으면 기록하여 보고하는 것이다즉 또 다른 자기 자신을 관찰하여 죄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결국 잠입 수사의 스트레스와 더불어 D물질의 중독 증상으로서 그는 자아분열을 일으키게 되고아크터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종종 망각하기까지 이른다.

 

 SF 작가로 유명한 필립 K. 딕의 소설이다. 1977년에 쓰인 소설이지만 당시에는 미래였던 90년대가 배경이며작가가 실제 마약 중독자로서 겪었던 고통과 슬픔이 행간에 그대로 녹아있다스스로 자신이 이 소설 자체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다소설 뒤에 이어지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당시 그와 함께 마약을 하며 지냈던 지인들 중에는 자살했거나 영구적 신체·정신적 장애를 입은 이들이 많다고 한다심지어 그가 이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에도 소설 속 모티프가 된 인물 중 몇몇이 생을 마감했다작가가 밤새 자신이 쓴 소설을 다시 읽으며 흐느껴 울기도 하였다고 하니그 집필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가히 상상할 수 없다.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쓴 이유를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은 부르주아적 교훈 소설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방탕하게 즐겼다고 책망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결과가 어떤지를 일러줄 뿐이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즐겁게 놀고 싶어서작가를 포함한 주변인들은 마약에 끌렸고잠깐의 실수로 그것에 손을 댔다그리고 그 결과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가는 이 소설 속에 생생한 경험담으로서 살아 숨 쉬고 있다횡설수설하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당최 이해할 수 없는 프레드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약에 취한 것처럼 멍해지는 기분이다임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약 중독자가 되어 자아마저 분열되다 끝내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프레드의 모습은 끔찍한 경고에 가깝다어떤 유혹과 압력이 있더라도 결코 이끌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경고.

 

 마약에 관한 이슈는 우리나라와 먼 이야기라고 느꼈던 적도 있었다그러나 연예인들의 마약 혐의가 줄줄이 이어지고그 유명했던 버닝썬 사건과 더불어심지어 최근에는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어둠의 경로를 통하여 마약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뉴스까지 등장했다작가 딕은 60년대에 어두운 마약 세계를 헤메다 70년대에 이 소설을 완성했으며 90년대를 배경으로 삼았지만세기가 바뀌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된 지금이 소설 속 이야기가 더 이상 SF가 아니게 되는 세상이 오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고통의 시대를 충실히 기록하고자 했던 딕의 일념이부디 손쉬운 쾌락을 원하는 현대에도 일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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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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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타계하신 한국 문학계의 거목, 박완서 작가. 이 책은 작가가 근 40년간 집필해 온 모든 서적의 서문과 발문을 모아둔 책이다. 등단작 『나목』에서부터 마지막 작품인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까지, 책이 발매된 연대순으로 서문 및 발문 총 67편이 나열되어있다.

 책을 읽을 때면 그 내용에 빨리 빠져들고 싶어 서문과 발문을 제쳐두고 본문으로 바로 뛰어들곤 한다. 워낙 성격이 급한 독자인지라 작가의 말은 읽더라도 대충 한 번 훑어보고 마는 경우가 훨씬 많다. 책이란 독자가 읽고 해석하여 받아들이기 나름이니 작가의 말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며, 형식상 존재하는 부분이겠거니, 여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작가의 말들만으로 책 한 권을 꾸려 출간이 되었다니, 나로서는 몹시 신기할 일이었다. 어떤 말들이 담겨져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연대순으로 묶여있었기 때문에 작가의 생애가 그리는 궤적을 따라갈 수 있었다. 작가의 모든 말들이 솔직했다. 과장도 움츠림도 없이, 책을 펼쳐든 독자의 옆에 툭 하고 무심히 앉아 다독다독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어느 책에서는 부끄러움을, 어느 책에서는 뿌듯함을, 또 어느 책에서는 세상를 울리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모든 '작가의 말'은 형식적인 목차로서가 아니라, 박완서 작가의 '말' 그자체로 책 속에서 살아숨쉬고 있었다. 아, 작가의 말이 모여 이렇게 훌륭한 한 편의 수필이 될 수 있구나. 작가가 툭 던지듯 하는 말의 마디마디를 읽을 때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처음으로 세상에 글쟁이로 선을 보이게 되었을 때의 감상도
꿈을 이루었다든가, 노력한 결실을 거두었다든가 하는 보람보다는
마침내 쓰는 일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안도나 체념에 가까운 거였다.
p.47 (1987년 출간『목마른 계절』작가의 말 중)

아무리 좋은 것으로부터라도
과녁이 되는 것보다는 언저리에 수굿이 비켜나 있는 것이 좋다.
쓸쓸하기 때문이다.
노후의 평화의 진미는 쓸쓸함 속에 있다.
p.112 (1994년 출간『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작가의 말 중)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거울이 있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고,
글을 쓸 수 있는 한 지루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p.138 (2006년 출간『그 여자네 집』작가의 말 중)


 40대의 신인이었던 박완서 작가는 페이지를 거듭할 수록 점점 나이를 먹었고, 그 세월의 흐름이 너무나 와닿아 야속하기까지 했다. 책을 덮음과 동시에, 제목만 알고 있을 뿐 읽지 않았거나, 아주 어릴 때 읽고 말았던 작가의 책 몇 권을 떠올렸다. 박완서 작가의 '말'이 그 책들을 떠오르게 했다. 부끄럽지만 이제야 박완서 작가의 책들을 제대로 읽어보아야겠다는 마음이 섰다.

 박완서 작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작품들과 그녀의 생각을 접할 기회가 될,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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