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는 보내는 사람 주소나 이름을 쓰지 않으면 보낼 수 없잖아요. 그런데 보내는 사람란에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등기 소포를 하나 받았어요. 뜯어보니까 이 시디더라구요. 누가 보낸걸까, 호기심도 들고 해서 비닐을 뜯고 시디를 들었답니다. 플룻 소리가 참 좋아요. 뭐라고 해야할까요? 엄마 양수 속에 들어있는 것처럼 아주 포근하고 아늑해요. 물론 때로는 애절하기도 하고, 구슬프기도 하지만 그 구슬픔이나 애절함도 차갑거나 한이 서려 있다기 보다는 따뜻한 느낌이에요. 봄비가 대지를 적시는 듯한 그런 푸근함 있잖아요. 플룻 소리도 좋지만, 보컬의 소리도 아주 신비로와서 참 좋더라구요.최근에 좋지 않은 일들을 많이 당해서 명상 음악을 많이 선호하는 편인데, 이 시디도 자주 듣게 될 것 같아요. 바쁜 삶에 지치신 분들, 재충전이 필요하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갈색톤의 앨범 재킷도 참 맘에 들었어요. 재질도 그렇고...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도 들어 있어요. 표지에도 점자로 소개가 되어 있구요. 이 점도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누가 보낸 선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낸 사람에게 참 고맙더라구요. 그 사람을 축복하면서 자주 들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