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는 다 먹어 - 우리 산의 참나무와 도토리 어린이 산살림 4
도토리 기획, 장순일 그림 / 보리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낡은 광주리안에서 흘러넘치는 도토리를 보니 가을의 풍성함이 전해진다.

이책을 읽으면서 팔순이 훨씬 넘으신 할머니가 떠오른다.

내가어린시절 시골에 계신 할머니는 가을이면 도토리를 주워 양지바른곳에 말렸다가 가루를 빻고 쫀득쫀득한 도토리묵을 쑤어주시거나 묵밥을 해주셨던 기억이 있어서다.

지금아이들이야 도토리라면 가끔 소풍가거나 공원갔을때 굴러다니는 도토리 몇개정도 보거나 아님 마트에서 가끔 보는 묵정도를 알고있지만 난 어릴때 추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향수가느껴진다.

도토리를 손질하시며 까맣게 물이든 손을 씻어도 씻어도 얼룩이 지기만 한 할머니의 손을 보고 할머니손이 왜 그러냐고 어린시절 철없이 굴었던것이 새삼 떠오른다.

 

 

책속에서는 강원도 산골에 살고있는 실제인물인 이옥남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개가 되고있어 우리할머니를 보는 듯한 것이 정겹고 푸근함에 자꾸 끌린다.

 

*봄이면 참나무에 새순이 돗고 지난가을 다람쥐들이 놓고간 도토리에서 새순이 돋아난것이다.

신갈나무꽃.졸참나무꽃.굴참나무꽃.떡갈나무꽃.상수리나무꽃.갈참나무꽃 사오월이면 꽃이피는 참나무들이다.

도토리나무가 이렇게 다양하게 있는줄 처음알게되었다. 이름들은 들어본듯도 한데 도토리도 다양한 생김을 하고 있다니..그동안 넘 신경을 안쓰고 살았나보다.

가장흔하게 볼수있는 신갈나무.참나무가운데 잎이 가장큰 떡갈나무.잎도작고 도토리도 작은 졸참나무등.세밀화를 통해 서로 다른 모습의 나무들을 비교해가며 살펴볼수 있다.

 

*여름이되면 참나무의 나무진을 좋아하는 장수풍뎅이와 꽃무지.등에등이 몰려든다.

왕거위벌레는 참나무잎을 잘라서 알를 낳고 돌돌돌 말아 알집을 지키고.도토리거위벌레는 도토리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도토리를 파먹고 자란 애벌레등을 보면서 문득 벌레먹은 도토리속의 벌레가 이거였구나 싶다.

 

*가을이 오고 후두둑.투둑.도토리가 산 여기저기 떨어져 뒹군다.

까드득 까드득.오도독.오도독의 다람쥐의 도토리를 먹는 모습과 소리를 들으며을  참 정겹고 따뜻함이 느껴진다.

후두둑.오도독의 의성어의 표현들이 더욱더 자연과의 유대를 돈독히 해주고 서정적인 초록의 그림들은마음의 평안함과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갈참나무의 반질반질한 도토리.졸참나무의 길쭉길쭉한 모습.굴참나무의 동글동글한모습.

한가지인줄만 알았던 다양한 모습의 도토리를 보면서 맞아..이런모습도 본적있는듯하다.

 

도토리는 산에있는 산짐승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또 죽은 참나무밑에서는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능이버섯.목이버섯.깨금버슷등을 볼수있다.

마지막에 이옥남할머니의 도토리이야기가 생동감있게 실려 한층 이야기의 맛을 살려준다.

 

 

겨울이 되면 할머니께서 구수한 묵밥이나 흐믈흐믈 꼬돌한 묵에 양념장 얹어 해주시던 도토리묵이 생각난다.

거기엔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한가득 담겨있어 더 맛이있었던 것같다.

 

 

달강달강 뒷산 굴밤

한망태기 주워다가

부글부글 삶아서

쿵덕 쿵덕 찧여서

 

껍데기는 까부르고

알맹이는 골라내어

 

콩넣고 팥넣고

버글버글 끓여다가

 

너하고 나하고

달강 달강 나눠먹자.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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