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 3040 지식노동자들의 피로도시 탈출
김승완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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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게 있으면 먹고, 가고 싶은 곳에는 언제든지 갈 수 있는 형편이 되었지만, 여전히 통장 잔고는 별로 없다. 그래도 우리는 쫄지 않는다. 어차피 세상은 다 가질 수가 없다는 것을 아니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나. 돈을 많이 가지려면 그만큼 몸이나 정신이 고생을 해야만 한다. 선택이란 건 무엇을 하나 더 가지는 게 아니라, 둘 중에 하나를 버리는 것... 보통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는 실력이 없어서나 형편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그 일을 정말로 원하는 게 아니던가. -69쪽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존재에 대한 관심과 성찰은 사람의 내면을 깊게 만들어준다. 이런 사람은 중심이 단단하여 웬만한 바람이 불어와도 쓰러지지 않는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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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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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담당이다.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내 직업적인 명성의 기반도 죽음이다. 나는 장의사처럼 정확하고 열정적으로 죽음을 다룬다. 상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슬픈 표정으로 연민의 감정을 표현하고, 혼자 있을 때는 노련한 장인이 된다. 나는 죽음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죽음을 다루는 비결이라고 옛날부터 생각했다. 그것이 법칙이다. 죽음의 숨결이 얼굴에 닿을 만큼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게 하면 안 된다. -13쪽

거기서부터 모든 게 저절로 굴러가기 시작한 거예요. 다들 자살이라는 생각을 품고 현장에 나갔으니, 자살의 증거만 눈에 들어왔겠죠. 미리 생각하고 있던 그림에 딱 맞는 조각들만 눈에 들어온 거예요.-121쪽

아름다운 여자들은 자기가 항상 남의 눈길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228쪽

나는 약속을 지켰는데 상대방은 약속을 어겼을 때만큼 참담한 상황은 없다.-373쪽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건 곤란합니다. 그 말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있다면 지금 말하세요. 증거가 없다면,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상책입니다.-376쪽

그러니까 이렇게 일이 돌고 도는 거야. 우린 이런 패턴을 자주 봐. 자기 삶이... 파괴된 그 순간에 고착돼 있는 거지.-426쪽

사랑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사랑의 일부라는 점만은 알고 있었다. 이건 내 삶에서 아주 드문 일이었다. 날 그렇게 대해주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니 짜릿한 전율과 동시에 불안감이 느껴졌다. -432쪽

그는 바로 지금과 같은 순간을 위해 사는 사람이었다. 모든 것이 선명하게 이해되는 순간. 자기가 진실에 가까이 다가갔음을 깨닫는 순간.-460쪽

이 이야기를 계속할수록 내 힘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비밀을 알게 되면 그 힘에 도취하기 쉬운 법이다. 나는 여러 사실들을 묶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내 능력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571쪽

이 이야기가 강풍 속에서 빨랫줄에 걸려 있는 이불보 같다고 말했다. 빨래집게 몇 개로 간신히 빨랫줄에 고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언제든 바람에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574쪽

누구든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기도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5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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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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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뜨림에 익숙해지면 으깨진 과일에 더 이상 미련은 없다. - 서효인, '저글링'에서-7쪽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 안 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하고 만다는 핑계도 대지 않아. 개개인의 정의 실현이라면 그거야말로 웃다 숨넘어갈 소리지. 하지만 말이다, 쥐나 벌레를 잡아주는 대가로 모은 돈을, 나중에 내가 쥐나 벌레만도 못하게 되었을 때 그런대로 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구나. -36쪽

손톱을 단정하게 자르고 매니큐어를 바르지 앟는 것은 한 사람이 자신의 부피와 질량을 감추는 수백 가지 소극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철저하게 검박은 손톱은 고무찰흙에조차 상처를 낼 수 없을 것처럼 보여 손톱 주인에게 내재한 공격성을 가리는 역할도 한다. -52쪽

그럼에도 1년에 한 번 초보적이나마 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조각은 잊지 않는다. 그것마저 건너뛰어버리면, 혈압이 아슬아슬하게 정상 범위에 들어가며 당뇨가 없다는 정도의 간단한 사실조차 서류상 수치로 확인하지 않으면 자신이 스스로의 몸을 심각하게 방기하는 것만 같은 초조감이 들어서다. 몸이 어떻게 변하가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방역업자는 다음번, 잘해야 다다음 번 업무에서 실패하며 실패의 형태는 대부분의 경우 업자 자신의 죽음으로 찾아온다. -57쪽

조각은 최소한 신뢰를 크게 잃은 채로 떠나고 싶지 않을 만큼은 이 일에 애정이 있었는데, 대놓고 애정이라고 하기엔 이 일의 성격상 좀 뜨악한 표현이고 몸을 움직여 일하는 데에 대한 집념이나 원년 멤버로서의 집착 내지는 나 아니면 할 수 없단 식의 고집이라고 부르기에도 적절치 않은, 말하자면 탯줄과도 같은 감정이었다. 그것도 간신히 영양을 공급하다 불현듯 아이의 목을 단단히 감아버린 탯줄로, 언제 죽음으로 이어질지 모르는.-92쪽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이 바닷가에 살지 않는 사람뿐인 것처럼. 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경이감과 숭고한 대상화.-96쪽

그가 이 일에 흘러 들어온 건 순전히 자신의 의지였고 선택이었다. 의지나 선택이라는 말은 왠지 거창한 계획의 일부라는 되는 것만 같은데 정확하게는 어쩌다 보니, 였다. 그가 한 모든 일 가운데 필연적인 것은 많지 않았다. 짊어진 업을 또 다른 업으로 해소하듯이 꼭 이 일을 해야만 내가 살겠다는, 신열을 앓는 새끼무당 같은 절박한 마음이 든 것도 아니었고-126쪽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조형과 부착으로 이루어진 콜라주였고 지금의 삶은 모든 어쩌다 보니의 총합이었다. -127쪽

집이라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있는 것에 인사를 하게 될 줄은, 집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거나 또는 집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까 봐 초조해질 줄은, 자기 인생에서 그런 날이 다시 올 줄은, 무용을 데려오기 전에는 몰랐다. -138쪽

무언가를 하기로 생각하고 있다면, 설령 그것이 가벼운 인사일 뿐이라도, 언제나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167쪽

너도 나도, 지켜야 할 건 이제 만들지 말자.-236쪽

아무리 구조가 단단하고 성분이 단순 명료하다 해도 사람의 영혼을 포함해서 자연히 삭아가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존재하는 모든 물건은 노후된 육체와 마찬가지로 연속성이 단절되며 가능성은 협착된다. -276쪽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하나의 존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혼이라는 게 빠져나갔는데도 육신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은.-283쪽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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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2012)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에 소개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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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의 꿀
렌조 미키히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6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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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라의 돼지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4월
19,800원 → 17,820원(10%할인) / 마일리지 9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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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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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추천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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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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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은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13쪽

설명하기 불편한 기분이었다. 사물의 본성에 내재한 무엇인가가 암암리에 내게 적대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내 오랜 확신을 약화시키는 느낌. 마치 집의 튼튼한 기초 아래의 땅속 어딘가에서 미세한 떨림이 생겨난 듯했다.-32쪽

달리 살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든요.-54쪽

일이 망가지는 시점은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때예요. -72쪽

나는 인생의 절반이 부정(否定)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에서조차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은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못 본 체하기로 결정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74쪽

환상이 있다. 정상적인 하루는 정상적인 다음 날을 예고하고, 날마다 우리 삶의 수레바퀴가 완전히 새롭게 회전하지는 않는다는 환상. 우리의 삶이 행운의 여신의 변덕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 말이다. -80쪽

의심은 산(酸)이다. 산은 물건의 매끄럽게 반짝이는 표면을 먹어 치우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의심은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고, 오랜 신뢰와 헌신의 수준을 차례차례 부식시키며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다. 의심은 언제나 바닥을 향한다. -114쪽

의심만으로는 아무것도 파괴할 수 없다.-155쪽

진정한 대화란 희망과 꿈의 무게를 담고, 가식적인 허울을 벗어버리며, 드러난 빛 속에 서로의 얼굴이 빛나게 하는 것이다. 진정한 대화란 삶에 관한 것이고, 그 삶을 이겨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우리가 배운 교훈에 관한 것이다. -247쪽

나는 집에 온실을 갖고 있는데, 내가 특정 씨앗을 주문하면 대개 예상했던 것과 같이 그 씨앗이 옵니다. 장미를 주문했으면 장미가 오는 식이지요. 그러다가 한 번은 내가 주문한 게 아닌 것을 받게 됩니다. 전혀 비슷하지도 않은 것이 온 겁니다. 제라늄이나 뭐 그런 게 온 거지요. 나는 씨앗을 뿌리고 장미를 기대하고 있는데, 결국 나온 것은 제라늄이에요. 그 시점에서 나는 계획을 바꿔야만 합니다. 원래 내가 바랐던 장미인 것처럼 물을 주고 거름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나는 인정해야만 합니다. 좋아, 이건 제라늄이야. 절대로 장미가 될 수는 없지. 하지만 적어도 건강한 제라늄으로 자라도록 가꿀 수는 있어. 제 말뜻을 아시겠죠? 나는 적응해야만 합니다. 주문한 것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요. -249쪽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나는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부담감을 느꼈고, 내 짐을 나눠 져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생겨났다. 그 순간, 그렇게 짐을 나눠서 지는 것이야말로 결혼이 갖는 본연의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혼생활에 대한 수천 개의 농담을 듣고 웃어왔다. 아무튼 결혼이란 얼마나 거창한 목표를 갖고 있는가. 한 사람과 일생을 함께하는 가운데, 그 남자나 여자가 가장 격정적인 욕구부터 일상적인 것까지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의 욕구들을 다 만족시켜줄 거라고 기대하는 일은, 척 봐도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결혼이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겠는가. 홀연 나는 깨달았다. 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내가 필요로 할 때 거기 있어 줄 거라고 신뢰할 수 있는 한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결혼의 가치가 유지됐던 것이다. -286쪽

우리의 무의식에는 살아온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고, 충분히 해명되지 않은 상태로 밀어놓은 미제사건 파일이 존재한다. 이 세상 그 누구라도 너무도 고통스럽고 안타까워 무의식 속에 밀어놓은 사건 한두 가지가 없겠는가? 그런데 어느 날, 이 모든 무의식의 미제사건들이 '진실을 알고 싶다'는 충동의 힘을 업고 한꺼번에 아우성을 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의식으로 밀고 들어온다면? 그것도 의심이라는 감정의 색깔을 띠고서... 두렵기 짝이 없을 것이다. -347쪽

우리 마음속의 의심과 오해는 세상을 보는 틀을 한꺼번에 바꿔버린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고통스런 문제 대부분은 사실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나름의 해석으로부터 온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2천여 년 전 에픽테투스도 이런 말을 남기지 않았는가. "사람의 마음을 혼란시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그들의 판단이다"-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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