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습관의 문법 ㅣ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7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6월
평점 :
181. 습관의 문법_강준만
강준만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오래전에 “김대중 죽이기”라는 책을 접하기 시작해서부터였다. 변방이라면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국립대 교수의 이 도발적인 제목의 책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과 필력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 뒤를 이어 나온 “인물과 사상” 시리즈는 우리 세대에 중요한 도서 시리즈였다.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고 저자 역시 세월이라는 것을 보내면서 역시 많은 책을 써내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그의 책은 습관의 문법이라는 책이다.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펴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습관에 대한 정의가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어떤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 약간의 고통이 유발된다면 그것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사전적 의미보다 훨씬 더 와닿는 정의다. 누군가의 습관이란 그것을 그 사람에게서 쉽게 분리할 수 없는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위의 정의에서 “약간”이라는 단어를 “매우 큰”으로 바꾸는게 더 맞지 않나 생각이 들정도다. 그만큼 습관은 무섭지 않나?
습관이라는게 주제인데 저자는 습관이라는 것을 매우 넓게 정의하여 사용하는 듯 하다. 뇌에 대한 이야기도 습관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었다.
뇌는 유쾌하고 행복한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유쾌한 감정이건 불쾌한 감정이건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
이 책은 습관이 주는 여러 영향과 현상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습관화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통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또한 습관과 습관화라는 것이 상당히 다른 어휘라는 것인가?
습관화는 시간이 갈수록 자극에 대한 반응이 약해지는 것, 즉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힘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즐겁고 신나는 일은 짧게 끊어서 하고 지겨운 일일수록 단번에 끝내라. (왜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는 질문은 우문인가? 편에서)
여러 사례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것들이 습관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는 것들인가? 관심 있는 주제를 먼저 읽어본다.
시민의 참여는 민주주의와 정치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한 전제 조건이지만 ‘1퍼센트 법칙’은 ‘참여의 딜레마’를 말해준다. (왜 태극기 부대는 민주주의의 공로자인가? 편에서)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집중이 잘 된다는 부분에서의 이야기 중 사회적 촉진 개념이라는 정의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카페에서 남을 의식하면 더 공부가 잘 되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카페의 음악을 백색소음으로 인식이 가능할까? 읽으면서 내내 궁금해지는 사항이었다.
어떤 과업을 홀로 수행하는 것과 그룹에서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더불어 수행하는 것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에서 후자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회적 촉진 개념의 탄생이다.
왜 카페에서 공부가 더 잘될까 편에서
책은 전반적으로 지식의 전달에 충실해 보인다. 습관에 관한 여러 생각과 사상들을 접할 수 있어 유익했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 역시 요즘 화제거리를 잘 이용해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기대했던 저자 특유의 날카로움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 관점이 바뀐 것일까? 세월에 창이 조금 무뎌진 것일까? 다시 집에 있는 책 몇 권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