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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 사회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한 빈곤의 인류학
조문영 엮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178.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책표지에 언급된 것처럼 이 책은 <청년들의 눈으로 본 우리 시대 빈곤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동기는 가난 혹은 빈곤이라는 것이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사회 구조적 원인이 크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특정인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가 처해진 상황에 대하여 동정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문제 - 빈곤, 재개발과 철거, 여성의 인권등 빈곤과 약자의 문제 - 가 순수한 선의 입장일까 하는 생각 하나와 나와 무슨 연관 지점을 가지고 있을까에 생각이 많다. 순전히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집회와 시위를 하고 저항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주위에 많다. 이런 생각이 강해지는 것은 아마도 그동안 우리가 접하는 뉴스나 언론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기업의 광고로 먹고 사는 언론과 방송들의 한계라고 생각되지만 그들의 파급력은 상상외로 강하고 평범한 시민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빈곤과 약자의 문제를 그들만의 문제로 만들어버리거나 그들 내부에서의 여러 다툼의 문제 그리고 그들이 정말 진정한 약자일까?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로 만들어버린다.
대체 누구를 위한 개발이지?
‘공동정범’프레임은 그런 면에서 국가 폭력이 어떻게 내밀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용산 철거민들의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연대하는 거거든요.
용산참사와 같은 상황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서 이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정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묻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이런 요구들이 어떻게 촛불 시민들이 얘기하는 보편적인 권리와 만나거나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제가 생각하는 연대란 결국은 자기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거민들의 문제가 고립된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힘겹게 싸우는 사라들에게 단지 힘을 보태주는 것뿐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처한 문제가 결국은 나의 문제와 어떻게 만나고 연결이 되는지, 이런 지점을 고민하고 그런 요구들을 해나가는 게 제가 생각하는 연대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연대란 복잡한 갈등 지점을 지닌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용산 참사를 다룬 첫 장을 보고 몇 줄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내가 고민해왔던 물음에 대한 많은 고민들과 답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한 보고서라기보다는 우리에게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현실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많은 고민들이 든다. 그것은 읽는 사람들이 어떠한 위치에 서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들이 약자라는 사실이다. 또 그 약자는 내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약자의 생각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할 가치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빈곤을 바라보는 시각을 고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