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B의 순간
김선아 지음 / 미호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1. 여기가 좋은 이유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은 저자가 보고 인상깊게 느꼈던 장소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건축 공간이라는 곳에 대한 건축적 설명과 더불어 자신의 경험과 느낌으로 버무려 맛깔난 한 편의 글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사진이 글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총 20개의 공간에 대한 글이 소개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건축에 대한 이야기라고는 잘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자가 건축에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건물에 대한 건축적 풀이는 생각보다 잘 들어오지 않네요. 사진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고 다시 글을 읽어야 이해가 조금 됩니다만 사진도 너무 작게 첨부되어 있는 것들이 많아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오히려 그곳에서 느끼는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더 개성있게 보여집니다.


 

20개의 공간을 소개했는데 내가 가본 곳을 모두 표시해보았는데 7군데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또 가본 곳을 분류해 보니 김포 쪽에 있는 <카페 진정성>을 제외하고는 미술관이나 공공건축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카페 등을 설명할 때는 솔직히 그 느낌이 잘 와 닿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느끼려고 하는데 그 느낌이 잘 이해되지 않는 느낌 - 책의 문제가 아니라 저자와 나의 경험과 공감의 문제-으로 인해 독서에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몇 번 되새김질을 통해 읽으니 저자의 느낌이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아마도 이 공간을 직접 가보아야 저자의 생각을 더 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20개의 건축물에 대한 글을 읽으며 저자는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잘 기억해 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글을 통해 잘 드러납니다. 건축이란 어떻게 생각해보면 자신의 기억과 시간을 담아 간직하고픈 장치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건축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과 느낌을 각각의 공간에 잘 담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행을 다니며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미술작품이 아닌 미술관 그 자체. 미술관 건물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공간을 보고 싶어서 관람권을 사서 들어간다.>>

 


저랑 비슷한 생각입니다. 아마 건축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내용(전시물)보다는 그릇(건축)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공통인가 봅니다.

 


 

마지막의 글귀 하나가 가장 나의 마음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평가하는 내 마음이기도 하네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도 자체로 의미가 있다. 처음이니까, 이 정도면 잘했다고 칭찬 한 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겠다. (중략) 시간을 허무하게 지워내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질문 하나!

아르코 미술관이 근대 건축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