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 - 혼밥을 즐기는 아재가 들려주는 봄날같은 감성에세이
김쾌대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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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_상상나무

 

오랜만에 기억에 남는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혼밥을 즐기는 아재라고 스스로를 밝혔지만 아재 같지 않은 감성으로 써내려간 [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라는 책입니다.

표지부터 따뜻한 느낌이 나는 이 책은 인생의 반을 돌아선 한 남자의 삶에 대한 성찰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무난한 인생이 아닌 굴곡이 있는 삶의 현재를 살아왔고 앞으로도 어느 부분은 그래야할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 많은 힐링이 되었습니다.

아직 50대는 되지 않았지만 머지 않아 그의 나이가 될 나를 돌아보며 또 현재 나의 상황에 비추어보면서 그의 글의 진실됨을 느낍니다.

 

싸구려 수건과 결별하기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별 것 아니지만 삶에 있어 여유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듭니다. 책의 어떤 문구를 인용하기 보다는 그냥 한 줄 한 줄 읽으며 느껴지는 그의 마음이 더듬어졌습니다. 바쁘게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그 일의 자리에서 내려와 이제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해져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마음이죠. 그는 그런 마음에서 나와 다른 여유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는 보통 남자는 아니었습니다.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아는 아빠이고 아들의 성인식에 콘돔을 자연스레 선물할 줄 아는 친구같은 아빠이기도 합니다. 또 아픈 딸을 위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희생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밝혔듯이 종갓집 아들로 태어나 소위 말하는 평등의식에 대한 부분이 부족한 것을 아는 남자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삶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진정으로 아빠와 화해하고 어머니의 사랑을 이해한 자식이기도 합니다. 물론 소심하기도 하고 사업에 실패하여 많은 삶의 고민을 얻기도 했겠고 갑작스런 심근 경색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의미를 고민하기도 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서 스스로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의 글을 읽으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의 삶의 관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는 책의 후반부가 더 좋았습니다. 수산 시장에서 생선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자세를 이야기한 부분이나 돈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40이 넘어가며 가장 많이 듣고 생각하게 되는 문구인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고민, 수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고 낡은 관습에서 헤어나오기 위한 실행에 대한 생각 등은 좀처럼 얻기 힘든 좋은 혜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어가고 삶의 여러 부분에서 고민이 되니 이런 책이 더 공감이 가는가 봅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 작은 울림 하나는 주리라 확신합니다. 그가 살아온 삶의 굴곡도 그렇지만 그가 그 굴곡에서 얻어온 생각 한 줄이, 느낌 하나가 때로는 어떤 책 한 권을 읽어도 얻지 못할 의미를 던져주리라 생각해봅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후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어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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