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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유명 건축물 이야기 : Architecture Inside+Out
John Zukowsky.Robbie Polley 지음, 고세범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평점 :
135. 아키텍쳐 인사이드 + 아웃
기술서 위주의 출판기업인 영진닷컴에서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새로웠다. 일러스트와 함께 하는 유명건축물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전 세계에서 건축적으로 가치가 있는 50개의 작품을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공공생활 Public life, 기념물 Monuments , 예술과 교육 Art and Education, 주거 Living 그리고 예배 Worship 라는 5개의 주제아래 건축물을 분류하여 각각 6개에서 12개 정도의 작품을 소개하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도 많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생소한 건축물도 있어 저자의 작품기준이 궁금했지만 그 부분은 책에 나와 있지 않았다. 다만 저자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는지 서문에서 50개를 선별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고 몇몇 건축물들은 파격적으로 선택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각 챕터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진다. 우선 각 주제가 갖는 건축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떻게 역사적으로 전개되어 왔는지도 조금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거의 경우 현대 건축 운동은 값싼 재료를 통해 건축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가 지속해서 이루어져 왔고 또한 두 개의 세계 대전 이후로 더 활발해졌다고 소개한다. 여러 시범단지의 건설이 바로 그러한 단적인 예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건축의 흐름을 이야기해주고 앞으로 소개할 건축물을 아주 간략하게 스케치해주고 사진을 보여주면 앞으로의 내용을 궁금하게 해준다. 각 건축으로 들어가면 이 건축의 성립배경 및 역사를 이야기하고 사진과 역사적 그림이 소개된다. 다음 디테일로 들어가면 로버트 폴리의 일러스트가 등장한다. 각 부분별 일러스트 그리고 전체적인 조감도, 단면도, 때론 단지 계획까지 그의 자와 연필이 아주 섬세하고 멋지게 들어가 있다. 아마도 건축학도였다면 이런 작업을 한 학기에 몇 번은 해보았으리라 여겨진다. 물론 요즘은 캐드cad로 작업을 하니 많이 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건축을 공부한다면 손의 감각을 익히는데 이런 작업보다 나은 것은 없다고 생각이 든다. 멋진 수작업 도면을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
일러스터인 폴리는 이 작품을 그리면서 ‘복잡한 건물을 일반화’화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얼마나 그림이 잘 이해가 되는지는 독자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 다만 일러스트가 보여주는 한계도 있어 일반 독자들이 이해할 만한 추가적인 사진이 좀 더 있었으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좋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물론 번역본이라 한계는 있을 것이다.)
건축은 콜로세움, 파르테논 등 고대 건축부터 시작하여 DDP의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의 런던 아쿠아 센터까지 시대와 동서양을 막론한다. 유명한 건축가인 르코르뷔지에, 루이스 칸, 프랭크 게리 등의 건축도 볼 수 있다. 일본의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조금 의외다. 또한 건축을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낯이 있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작품들이 몇 개 있다. 아인슈타인 천문대와 슈뢰더 하우스, 일본의 캡슐타워 등은 일반 독자들은 거의 모르는 작품일 것이다. 아마도 실험적인 작품이라 선택되어진 것이 아닐까 하지만 기준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의 의견을 이야기한다면 건축사에서 중요한 건축이라 괜찮다고 생각이 들지만 50개의 건축 안에 뽑혀야 하는 이유는 조금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다.
각 챕터마다 저자의 건축에 관한 글들이 제법 많다. 그림에 비해 살짝 가려진 느낌이 있지만 건축이 가지는 정보를 잘 담고 있다. 글씨가 조금 작은 것이 흠이지만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나중에 건축을 보러가는 데는 좋은 지식이 되리라 생각한다.
건축은 우리의 삶과 함께 한다. 여행을 가더라도 대부분의 여정의 과정이 건축물의 구경이다. 나 역시 건축기행을 다녀왔었지만 50개중 12개 정도밖에 보지 못한 것 같아 부족함이 느껴진다. 50개의 건축은 모두 그 가치를 발하는 건축이다. 이 책은 건축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사진과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그리고 글로 그것의 의미를 더했다. 소장하기에 참 좋은 책이다. 두고두고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펼쳐도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여행을 가기 전 그리고 다녀온 후 이 책의 건축을 한 번씩 다시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물론 가져가기에는 너무 무거우니 가기전에 여러번 읽고 갔다온 후 자신의 소감을 책에 적어보는 것도 자신의 건축 여행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50개의 건축물을 돌아보는 여행을 시작해보자.